Page 40 - 월간 대한사랑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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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허박물관 내 자연패(개오지 조개, 해패(海貝)) 전시품
고조선에 대한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단군세기』에는 당시 화폐경제가 형
성되었을 뿐 아니라, 이미 금속으로 화폐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기록이 있다. 오
사구 단군 재위 5년 무자년(BCE 2133)에 둥근 구멍이 뚫린 패전이라는 뜻의 “원
공패전(圓孔貝錢)”을 주조(鑄)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여기에서 패전은 화폐의 의미
로 쓰인 조개로써, 조개로 만든 돈이 아니라 조개 모양의 돈을 주조하여 그 가운
데 둥근 구멍이 뚫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위 5년 무자(단기 201, BCE 2133)년에 둥근 구멍이 뚫린 패전을 주조하였다.”
(戊子五年 鑄圓孔貝錢) 『단군세기』 <4세 오사구단군조>
단순히 화폐사용을 했다는 사실을 넘어서 둥근 구멍이 있는 돈을 주조하였다
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 기록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유물이 대전자유적에서 발
견된 납돈(鉛貝)이다. 발굴보고서에 따르면 출토된 납돈은 납으로 만든 주조물
임이 확실하고 납의 함유량은 85~90%, 기타 성분은 금속석이라고 하는데, 이
는 원래의 납광석에 공생된 석광 원소가 함유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았다.
중국측 사료와 비교해 보더라도 『염철론』 착폐(錯弊)편의 기록인 “하나라는 검은
조개를 사용했고, 주나라는 자색 돌을 사용했으며 후세에는 금, 돈, 칼, 천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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