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8 - 월간 대한사랑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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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기도 다카요시, 야마구치 마스카, 이와쿠라 도모미, 정한론의 대표주자. 사이고 다카모리
이토 히로부미, 오쿠보 도시미치.
조슈 번(야마구치현)은 임진왜란 때 파병된 다이묘 중 최대의 병력(3만명)으로 참전할
정도로 군사력이 강한 지역이다. 초대 번주인 모리 데루모토는 일본 통일전쟁인 세
키가하라 전투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대항하는 서군의 총대장으로 활약하였으
나 전투에서 패해 도쿠카와 정권에는 반감이 깊었다. 이후 모리 가문은 265년 동안
인고의 세월을 보내다 명치유신을 일으켜 에도막부를 무너뜨리고 설욕을 한다. 조
슈 번은 사쓰마 번과 더불어 수많은 인물을 배출하여 다시 조선을 정복하는데 절대
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임진왜란 때의 악연을 이어가게 된다.
열도 최남단 규수의 끝의 가고시마를 영지로 삼은 사쓰마와 혼슈의 남서쪽 끝 시
모노세키(야마구치현)를 영지로 삼은 조슈 번, 이 두 지역에서 수없이 많은 인물들이
배출되어 근현대 일본을 주도해 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에도 중심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이 지역이 메이지유신의 진원지였다. 그들의 정치적 위상과 영향력은 메이지
이후 줄곧 일본 극우세력과 자민당의 중심그룹으로 확고하다.
사쓰마 번의 대표적 인물로 러일전쟁의 주역인 도고 헤이하치로가 유명하며, 일
제 외무대신으로 활약한 A급 전범 도고 시게노리가 도공 박평의의 후손으로 이곳
출신이다. 조슈 번은 메이지유신의 정신적 지도자 요시다 쇼인, 아베의 외조부이며
A급 전범인 기시 노부스케 총리, 이토오 히로부미(이등박문)와 초대총독으로 악명높
은 데라우치 마사다케 등 수많은 인물들이 배출되었다.
현대에는 총리시절 신사참배와 독도망언 등을 일삼아 한국민들과 감정이 좋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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