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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문화 분과


                    맨 처음에 한 사나이와 한 여인이 있었으니, 나반(那般)과 아만(阿曼)이라. 한울가람 (송화강, 松

                    花江) 동서에 있어 처음엔 서로 오가지 못하더니, 오랜 뒤에 만나 서로 짝이 되니라. 그 자손이
                    나뉘어 다섯 빛깔의 종족이 되니, 황인종·백인종·흑인종·홍인종 및 남색 인종들이니라. 먼 옛

                    날 사람들은 풀옷을 입고 나무 열매를 먹고 깃을 치고 살며, 굴속에서 지냈는데, 어질고 착하여
                    거짓이 없이 순진한 그대로이므로, 조화주께서 사랑하시사, 거듭 복을 주셔서, 그 사람들이 오

                    래 살고 또 귀중하게 되어, 일찍 죽는 이가 없었나니라. 세대가 멀어지고 세월이 오래 되매, 낳고
                    기름이 번성해져서, 드디어 제각기 한 모퉁이씩 자리잡고, 적게는 일가 친척을 이루고, 크게는

                    한 부족을 이루었으되, 황인종은 넓은 벌판에 살고, 백인종은 사막에 살고, 흑인종은 흑수(黑水)
                    가에 살고, 홍인종은 남녘 바닷가에 살고, 남색 인종은 여러 섬들에서 살게 되니라.



                   태백일사 제1 삼신오제본기에서 삼위태백(三危太白)이 나타나는 문장은 다음과 같다.                                 31)



                    인류지조왈나반(人類之祖曰那般)。초여아만(初與阿曼) 상우지처(相偶之處), 왈아이사비(曰阿

                    耳斯庀), 역칭사비려아야(亦稱斯庀麗阿也)。(중략)
                    천해금악(天海金岳), 삼위태백(三危太白), 본속구환(本屬九桓), 이개구황육십사민개기후야(而

                    蓋九皇六十四民皆其後也)。연(然), 일산일수(一山一水), 각위일국(各爲一國)。군여군남(群女群
                    男), 역상분경(亦相分境), 종경이수(從境而殊)。

                    [국역] 인류의 조상은 나반이었다. 처음 아만과 서로 만난 곳을 아이사비라 했고, 사비려아라고
                    도 했다. (중략) 천해(天海)와 금악산(金岳山), 삼위산(三危山), 태백산(太白山)은 본래 구환(九

                    桓)에 속해 있었으니, 아홉 황(皇)과 64민(民)은 모두 그의 후손이다. 그러나 산 하나, 강 하나를
                    근거로 각각 한 나라를 만들었다. 뭇 여자와 뭇 남자들이 또한 서로 경계를 나누니 그 경계를 따

                    라 모든 것이 달라졌다.



                   위는 태백일사(太白逸史)의 삼신오제본기(三神五帝本紀)에서 인류 시조인 나반(那般)과 아만(阿
                 曼)이 만나 혼례를 올리고 나서 인구가 불어나가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인데, 여기서도 천신강림(天

                 神降臨)과 마찬가지로 나반과 아만의 최초의 지역으로서의 삼위태백(三危太白)이 나타나지만, 그
                 이전에 천해(天海)와 금악(金岳)이 먼저 소개되는 것이 다른 점이라 하겠다. 여기서의 삼위태백(三

                 危太白)은 삼위산(三危山)과 태백산(太白山)으로 편하게 번역되기 보다는 “천해(天海)와 금악(金岳)
                 은 나반과 아만이 천상(天上)에서 처음 이 땅에 온 곳으로서, 본래 구환(九桓)에 속하였다”는 등으

                 로 심사숙고할 깊은 의미가 따로 있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여기의 태백일사 내용은 대종교 경전
                 (신사기) 내용과 비슷한 내용으로서, 신사기에서는 나반과 아만이 송화강 유역에서 서로 짝이 되

                 었다고 하기 때문에 태백일사의 삼위태백(三危太白) 지역도 송화강 지류, 그 중에서 하얼빈 오상시

                 31) 이기동·정창건, 『환단고기』(서울: 도서출판 행촌, 2019), 256~2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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