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6 - 국제학술문화제-가야사/환단고기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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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단고기 분과 2
2. 훈민정음 제자원리를 설명한 해설서
훈민정음 해례본은 1443년 세종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이후 이의 제자원리와 사용례를 설명하
기 위해 설명한 해설서이다. 해례본은 소리의 발음 과정, 소리가 나는 이치, 문자의 음가 원리 등을
설명한 음성학의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세종과 집현전 학자들이 언문을 바라보는 문
자 철학을 담은 사상서이기도 하다. 해례본이 세상에 처음 공개된 이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
기 전까지 그 진위 여부가 분분한 이유는 특히 출판 서지학적 측면에서였다. 기존 실록에 언급되었
던 『훈민정음 예의』가 유일한 원본인 것으로 알았던 당시로써 『훈민정음(해례본)』의 발견은 역사
적인 사건이었다. 게다가 그 제자원리에서 밝혔듯이 훈민정음을 사용함으로써 얻는 궁극적 목적
은 “상세히 해석을 가하여 여러 사람들을 깨우치게 하기 위함이고 집현전 학자들이 정음 28자에
대한 해석과 범례를 지어 스승이 없어도 스스로 깨닫게” 한다고 명시 하였다.
3)
이달에 훈민정음이 이루어졌다. 어제에 “나랏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와 서로 통하지 아니하므로
우매한 백성들이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
이를 딱하게 여기어 새로 28자를 만들었으니 사람들로 하여금 쉬 익히어 날마다 쓰는 데 편하게
할 뿐이다. ㄱ은 아음이니 君자의 첫 발성과 같은데 .... 무릇 글자는 반드시 합하여 음을 이루게
되니, 왼쪽에 1점을 가하면 거성이 되고 2점을 가하면 상성이 되고 점이 없으면 평성이 되고 입
성은 점을 가하는 것은 같으나 촉급하게 된다”라고 하였다.
예조판서 정인지의 서문에 “천지 자연의 소리가 있으면 반드시 천지 자연의 글이 있게 되니, 옛
날 사람이 소리로 인하여 글자를 만들어 만물의 정을 통하여 삼재(三才)의 도를 기재하여 뒷세
상에서 변경할 수 없게 한 까닭이다... (중략) 마침내 상세히 해석을 가하여 여러 사람들을 깨우
치게 하라고 명하시니 이에 신이 집현전 응교 최항, 부교리 박팽년과 신숙주, 수찬 성삼문, 돈녕
부 주부 강희안, 행 집현전 부수찬 이개, 이선로 등과 더불어 삼가 모든 해석과 범례를 지어 그
경개를 서술하여 이를 본 사람으로 하여금 스승이 없어도 스스로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그 연원
의 정밀한 뜻의 오묘한 것은 신(臣) 등이 능히 발휘할 수 있는 바가 아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우
리 전하께서는 하늘에서낳으신 성인으로서 제도와 시설이 백대의 제왕보다 뛰어나시며 정음의
제작은 전대의 것을 본받은 바도 없이 자연히 이루어졌으니 그 지극한 이치가 있지 않은 곳이 없
으므로 한 사람의 사적인 업적이 아니라고 하겠는가? 대체로 동방에 나라가 있은 지가 오래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만물의 뜻을 깨달아 모든 일을 이루는 큰 지혜는 대개 오늘날에 기다리고 있을
것인져” 하였다.
3) 세종실록 113권, 세종 28년 9월 29일 갑오 4번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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