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칼럼
개천절의 의미: 개천절을 제대로 알자
#개천절을 제대로 알자
지난 10월 3일은 개천절이었다. 원래는 음력 10월 3일인데 1949년에 양력으로 정해졌다. 개천절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믈다. 아직도 단군 역사를 신화로 몰아붙이려는 잘못된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는 이를 좀 더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개천절은 환웅천황이 배달국을 건국하신 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천절을 단군성조께서 나라를 여신 날로 알고 있다.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개천(開天)은 문자적으로 ‘하늘이 열렸다’, ‘하늘을 열었다’는 뜻이다. 이것을 우리는 보통 개국(開國)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개천이라 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 나라의 개국을 뛰어넘어 한 시대를 새롭게 연다는 의미가 담겨있을 터이다.
『삼국유사』 <고조선조>에 보면 이런 기록이 있다. 환웅천황께서 태백산으로 오시어 신시를 여시는 내용이 나온다.
『위서』에 이렇게 말했다. 지난 2,000년 전에 단군왕검께서 도읍을 아사달에 정하시고 나라를 세워 이름을 조선이라 하시니 요임금과 같은 시대였다. (魏書에 云 乃往二千載에 有壇君王儉이 立都阿斯達하시고 開國號朝鮮하시니 與高同時니라.)
『고기』에 이렇게 말했다. 옛적에 환국이 있었다. 서자부의 환웅이 자주 천하에 뜻을 두고 인간 세상을 구하고자 하거늘, 환국을 다스리시는 아버지 환인께서 아들의 이런 뜻을 아시고 아래로 삼위산과 태백산을 내려다보니 인간세상을 널리 이롭게 할 만한지라. (古記에 云 昔有桓因하니 庶子桓雄이 數意天下하야 貪求人世어늘 父知子意하고 下視三危太伯하니 可以弘益人間이라.)
이에 아들에게 천부와 인 세 개를 주어 그곳으로 보내 다스리게 하셨다. 이에 환웅이 무리 3,000명을 거느리고 태백산 꼭대기 신단수 아래에 내려오시어 이를 신시라 이르시니, 이 분이 바로 환웅천황이시다. (乃授天符印三箇하사 遣往理之하시니라. 雄이 率徒三千하사 降於太伯山頂 神壇樹下하시니 謂之神市요 是謂桓雄天王也시니라.)
『삼성기 전全 하下』의 기록을 보면 환인천제께서 환웅천황을 무리 3천과 함께 태백산 지역으로 보내 새 시대를 열어 가르침을 세우라(開天立敎)는 내용이 나온다.
환국 말기에 안파견께서 삼위산과 태백산을 내려다 보시면서 이렇게 물으셨다.
“두 곳 모두 이간을 널리 이롭게 할 수 있는 곳이다. 과연 누구를 보내는 것이 좋은가?”
오가의 우두머리가 모두 대답하였다.
“서자에 환웅이란 인물이 있는데 용기와 어짊과 지혜를 겸비하고, 일찍이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세상을 개혁하려는 뜻을 가지고 있으니 그를 동방의 태백산으로 보내 다스리게 하십시오.”
이에 환인께서 천부와 인 세 종류를 주시며 명하셨다.
“그대는 무리 3천명을 이끌고 가서, 새 시대를 열어 가르침을 세우고, 세상을 신교의 진리로 사스리고 깨우쳐서 이를 만세 자손의 큰 규범으로 삼을지어다.” (桓國之末에 安巴堅이 下視三危太白하시고 皆可以弘益人間일새 誰可使之오하신대 五加僉曰 庶子에 有桓雄이 勇兼仁智하고 嘗有意於易世而弘益人間하오니 可遣太白而理之이니다하야늘 乃授天符印三種하시고... 率衆三千而往하야 開天入敎하고 在世理化하야 爲萬世子孫之洪範也어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내용과 동일한 내용이지만 개천(開天)이라는 말이 분명하게 나온다.
또 『태백일사』 「신시본기」를 보면 성인聖人을 보내어 세상을 다스리는 것을 개천이라 한다(遣往理世之謂開天)고 하여 개천開天의 의미를 정의내리고 있다. 여기에는 분명 성인인 환웅천황께서 하늘의 뜻을 그대로 받아내려 새로운 시대를 열고 나라를 건국한다는 깊은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배달국은 BCE3897년부터 단군조선이 건국되는 BCE2333년까지 1565년간 나라가 이어졌다. 단군조선의 역사를 기록한 『단군세기』를 보면 배달 신시 개천 1565(단기 원년 BCE 2333)년 10월 3일에 신인 왕검께서 단목 터에 와서 백성과 더불어 삼신상제님께 천제를 지내셨다. 왕검께서 지극히 신성한 덕성과 성스러움을 겸한 인자함으로 능히 선대 환인환웅성조의 가르침을 받들고 하늘의 뜻을 계승(繼天)하시니 그 공덕이 높고 커서 찬란하게 빛났다. (至開天一千五百六十五年上月三日하야 有神人王儉者가 五加之魁로 率徒八百하시고 來御于檀木之墟하사 與衆으로 奉祭于三神하시니 其至神之德과 兼聖之仁이 乃能奉詔繼天하사 巍蕩惟烈이어시늘)
이에 구환의 백성이 모두 기뻐하고 진실로 복종하여 천제의 화신으로 여기고 임금으로 추대하니, 이분이 바로 단군왕검이시다. 단군왕검께서 신시 배달의 법도를 되살리고 아사달에 도읍을 정하여 나라를 세우시고 그 이름을 조선이라 하셨다. (九桓之民이 咸悅誠服하야 推爲天帝化神而帝之하니 是爲檀君王儉이시라. 復神市舊規하사 立都阿斯達하시고 建邦하사 號朝鮮하시니라.)
위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환웅천황께서 신시에 오셔서 개천(開天)하시고 단군왕검께서 배달국의 전통을 계승하여 10월 3일에 조선이라는 나라를 새롭게 개천, 개국하신 것임을 알 수 있다.
개천절을 기념한 것은 독립운동가인 나철이 1909년에 대종교를 열고 경축일로 정함으로써 시작되었다. 1919년 상해임시정부에서도 단군왕검이 단군조선을 건국하신 날을 중요히 여겨 10월 3일을 ‘건국기원절(建國紀元節)’로 정해 기념하였다. 이는 우리 대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독립운동가들의 마음을 묶는 중심이 되었다.
개천절은 지금으로부터 5917년 전에 환웅천황께서 배달국을 개천한 날이요, 4353년 전에 단군왕검께서 단군 조선을 개국한 날이요, 가장 오래된 우리의 경축일이다. 단군조선을 개국한 날로 기념함으로써 독립운동가들을 하나로 뭉치게 한 독립정신 발현의 핵이자 임시정부를 거쳐 현재의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성스러운 날이다.
개천절은 과거와 현재의 의미로서도 중요하고 앞으로 남북을 하나로 단합시킬 수 있는 미래적 의미로서도 중요하다. 어려운 이 시대에 개천절의 의미를 다시 가슴 깊이 새기고 우리는 좀 더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고 열어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