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칼럼
대한제국의 선포일을 맞이하여 되새겨보는 ‘대한’의 의미
# 대한제국 선포일을 맞이하여 되새겨보는 ‘대한’의 의미
至開天一千五百六十五年上月三日(지개천일천오백육십오년상월삼일)하야
개천 1565년 10월 3일에
有神人王儉者(유신인왕검자)가 五加之魁(오가지괴)로
신인 왕검께서 오가의 우두머리로서
率徒八百(솔도팔백)하시고 來御于檀木之墟(내어우단목지허)하사
무리 8백 명을 거느리고 단목 터에 와서
與衆(여중)으로 奉祭于三神(봉제우삼신)하시니
백성과 더불어 삼신상제님께 천제를 지내셨다.
其至神之德(기지신지덕)과 兼聖之仁(겸성지인)이
왕검께서 지극히 신성한 덕성과 성스러움을 겸한 인자함으로
乃能奉詔繼天(내능봉조계천)하사 巍蕩惟㤠(외탕유열)이어시늘
능히 선대 환인·환웅 성조의 가르침을 받들고 하늘의 뜻을 계승하시니 그 공덕이 높고 커서 찬란하게 빛났다.
九桓之民(구환지민)이 咸悅誠服(함열성복)하야 推爲天帝化身而帝之(추위천제화신이제지)하니
이에 구환의 백성이 모두 기뻐하고 진실로 복종하여 천제의 화신으로 여기고 임금으로 추대하니
是爲檀君王儉(시위단군왕검)이시라.
이분이 바로 단군왕검이시다.
復神市舊規(복신시구규)하시고 立都阿斯達(입도아사달)하시고 建邦(건방)하사 號朝鮮(호조선)하시니라.
왕검께서는 신시배달의 법도를 되살리고, 아사달에 도읍을 정하여 나라를 세우시고 그 이름을 조선이라 하셨다.
-이암 『단군세기』
1897년 10월 12일, 이와 비슷한 행사가 있었다. 다름 아닌 고종의 ‘대한제국 선포’이다. 고종은 조선이 망해갈 무렵 민족의 자주정신의 필요성을 깨닫고 ‘제국’을 선포하였다. 스스로 황제가 되어 상제님께 고천제를 지내고서 황제국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 매년 행해지는 ‘환구대제’는 이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대한제국의 의미는 ‘대한’에서 찾을 수 있다. 왜 고종은 ‘대한’의 이름을 썼을까? 예상했듯이 이 ‘대한’은 마한, 변한, 진한의 삼한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삼한의 백성들이 한자리에 모였으니 ‘대한’이라 칭한 것이다. ‘한’은 더 깊은 의미가 있다.
韓자는 倝(햇빛 간)자와 韋(가죽 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倝자는 햇빛이 찬란하게 대지를 비추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햇빛’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韋자가 성(城)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니 韓자는 햇빛이 성을 비추는 모습으로 해석된다.-네이버 한자사전
이와 같이 ‘한’에는 광명의 뜻이 담겨 있다. 그리고 한에는 이런 의미도 있다.
韓(한)은 亦卽大也(역즉대야)니 三韓曰風伯雨師雲師(삼한왈풍백우사운사)오
한은 또 크다는 뜻이다. 삼한은 풍백, 우사, 운사를 말하기도 한다.
-『태백일사』 「신시본기」
‘한’은 큰 존재다. 이 ‘크다’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천부경의 인일을 태일이라 함과 같이 ‘큰 존재’는 바로 사람이다. 그래서 풍백, 우사, 운사 같은 인간에 관련된 말에 삼한을 붙였다.
하늘의 광명이 ‘환桓’이고, 땅의 광명을 뜻하는 것이 ‘단檀’이라면 韓은 바로 ‘인간의 광명’을 상징하는 것이다.
대한제국의 자취는 임시정부를 수립할 때 사용되었다. ‘대한으로 망했으니 대한으로 흥해보자’는 신석우의 말을 쫓아 대한민국 임시정부란 명칭이 생긴 것이다. 이 대한의 전통은 바로 ‘대한사랑’도 갖고 있다. 천지광명의 주인으로서, 천지역사의 주체이자 세계문명의 주체가 되고자 분연히 떨치고 일어난 역사운동 단체가 대한사랑이다.
대한제국의 선포일을 맞이하여 ‘대한’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보전하세’라는 애국가의 가사처럼 ‘대한’의 정신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희망해 본다.
<지난 2017년 10월 14일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을 맞이하여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재현한 환구대제모습>
<황궁우. 이곳에 황천상제를 비롯한 위패가 모셔져 있다>
<한민족의 3수의 정신이 살아있는 황궁우>
<1925년 황궁우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