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월간 대한사랑_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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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9



                      최원호 : 올해가 우리 선조들이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해 간 지 1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대표님은 광주에 고려인마을을 세우는 데에 큰 역할을 하신 분으로 알

                      고 있는데요.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역사가 160년 전 연해주 이주로부터 시작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신조야 : 예. 역사 얘기 아주 좋아요. 나중에 태어나서 자라나는 사람들에게 다
                      알려주어야 해요. 역사를 모르면 안 되잖아요.



                      최원호 : 선조들 중에 어떤 분이 연해주로 처음 이주하신 건가요?
                      신조야 : 할아버지가 1937년도에 연해주로 떠났어요. 아버지는 그때 14살이 됐

                      다고 해요. 우리 엄마는 12살에 연해주로 이사간 것 같아요. 아버지는 산골에서
                      좀 살았대요. 엄마는 바닷가 옆에서 자라고. 당시 연해주는 호랑이하고 곰도 많

                      이 있었다고 하대요. 내가 태어나서 12살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내가 그
                      래도 할아버지하고 할머니를 보고 살았어요. 왜 그런가 하면 할머니가 11살에
                      시집왔다고 해요. 우리 아버지가 첫째 아이였어요. 나는 첫째 아들의 딸이잖아

                      요. 그런데 할아버지 고향이 강원도 영월인데, 어떻게 들어가게 됐는지 잘 모르
                      겠어요. 우리한테 누구도 이야기를 안 해주니까. 연해주에 들어가기 전에 어떻게

                      살다 들어갔는지 물어봐도 누구도 대답을 안 해줬어요.



                      최원호 : 아버지도 잘 모르셨던 건가요?
                      신조야 : 아버지는 알았던 거 같아요. 아는데 다른 집 부모들도 애들한테 말 안

                      해줬어요. 왜 그런가 하면 그때 세대는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로 이주당
                      하면서 총으로 막 쏴 죽이고 하니까 충격을 크게 받았던 것 같아요. 충격을 너무
                      크게 받아서 지나간 이야기 해서 뭐 하겠냐고 하면서 안 해주더라고요.



                      최원호 : 1937년에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 당할 때 충격이 너무 컸

                      던 거군요.
                      신조야 : 예. 당시 연해주에 간첩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그런 말 하면 안 된다고.



                      최원호 : 가슴 아픈 역사입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에 들어오시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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