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2 - 월간 대한사랑 7.8월호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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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과 역사
불원복(不遠復) 태극기
글 한태일 소장(한역연구소)
일반적으로 알려진 태극기의 유래는 1882년 박영효가 수신사로 일본으로 가
던 중 선상에서 만들어 처음 사용하였다고 전해진다.
태극기의 태극은 음과 양의 조화를 상징하며 우주를 영원히 태동(胎動)시키는
원동력이다. 그리고 건(乾, ☰ ), 곤(坤, ☷ ), 감(坎, ☵ ), 리(離, ☲ )는 하늘과 땅, 해와 달,
즉 천지일월을 상징하며 주역 64괘의 핵심이 되는 괘이다.
한민족과 태극기의 인연은 꽤 오래되었다. 역사 속에 드러난 태극 문양만 보더
라도 중국의 그것보다 더 오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주 감은사지 장대석
의 태극 문양은 중국 송나라 주돈이(周敦頤,1017~1073)의 태극도형 보다 400여 년
앞선 것이라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라 신라 미추왕릉에서 출토된 금제 보검의 삼
태극 문양을 보더라도 이 땅에 사는 한민족의 정신세계에는 원융무애한 태극 정
신이 자리 잡고 있었음을 반증해 주고 있다.
광대무변한 우주의 알파와 오메가가 담긴 만큼 우리 태극기에는 많은 사연들
이 담겨 있다. 대외적으로 처음 사용된 태극기로 알려진 1882년 조미수호통상
조약 당시 역관 이응준이 만들었다는 ‘이응준 태극기’, 1941년 백범 김구 주석이
독립을 열망하는 간절한 신념을 새긴 ‘김구 서명문 태극기’, 1946년 한국광복군
독립군들이 광복의 기쁨과 완전한 독립국가에 대한 염원을 담은 ‘한국광복군 서
명문 태극기’, 1950년 9월 27일. 서울 탈환에 나선 해병대원들이 중앙청에서 북
한 인공기를 내리고 다시 올린 ‘서울 수복 중앙청 태극기’ 등 가슴 뭉클한 태극기
들이 저마다의 애뜻한 사연들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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