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3 - 국제학술문화제-동북공정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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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조선열전」에 나타난 패수 위치 고찰  정규철



                 들어 공지가 되었고 이곳으로 위만이 들어왔다고 본다면 패수는 난하보다 더 서쪽의 조백하潮白河

                 로 볼 수 있다. 조백하는 왕험성 서쪽에 있으므로 위만이 서에서 동으로 패수를 건넜다고 하는 기록
                 에도 문제가 없다. 또한 왕험이 있었다는 창려와도 거리가 있어 위만에게 허락한 100리의 지역이

                 충분히 확보되기 때문이다.
                   진한 시대의 요동을 북경 중심으로 그 이동에서 찾을 수 있음을 살펴보았다. 윤내현은 난하를

                 패수로 보면서도 그 서쪽에 있을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한대漢代의 문헌이 패수를 동쪽 방향으로
                 흐르는 하천이라고 하였고 요동 또한 하북성 북부에 있으므로 당시 패수로 조백하를 충분히 검토

                 해 볼 가치가 있다.



                 Ⅲ. 마무리



                   지금까지 많은 연구자들이 패수 위치를 다루었지만 대다수가 당대에 가까운 문헌이 아닌 후대

                 에 추가된 『한서』 「지리지」의 패수 주석과 『수경』의 해설서인 역도원의 『수경주』를 바탕으로 비정

                 해 왔다. 한대의 문헌들이 대부분 패수가 동쪽 방향으로 흐른다고 하였음에도 서쪽으로 흐르는 한
                 반도와 지금의 요동 지역에서 찾고 있다.
                   한 무제 때 위만조선과의 국경인 패수는 당대 기록을 신뢰하는 것이 우선이다. 패수의 위치는

                   사기  를 비롯한 초기 문헌을 따라 남북으로 흐르거나 동쪽으로 흐르는 강을 대상으로 검토하는

                 것이 순리이다. 당대의 사건을 기록한 문헌들도 패수와 경계를 이루었던 요동을 당시 흉노와의 경
                 계인 장성 안에 있는 것으로 언급하고 있다. 한대의 문헌에서는 모두 패수의 방향을 동쪽으로 전하
                 고 있어 한반도 내로 비정할 수 있는 근거를 찾을 수 없다.

                   그러나 대다수의 연구자들은 『한서』 「지리지」의 패수 주석과 역도원의 『수경주』에 맞춰 당대의

                 기록을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을 보여 왔다. 패수를 기록한 문헌들을 검토해 보면 한대 이후의 문헌
                 들에서는 공통적으로   사기  와 『수경』, 『한서』, 『설문해자』의 기록을 그대로 따르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유일하게 북위의 역도원이 『수경주』에서 패수의 위치를 고증하려고 하였으나 그는 북

                 위시대에 사라진 지명을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전해지는 기록과 다른 곳에서 찾는 오류를 범하였

                 다. 역도원의 실수는 후대에 한나라 때 패수가 평양 대동강이라는 오류를 끊임없이 답습하게 만들
                 었다. 거기에 패수의 위치를 고구려 도읍과 연결시켜 설명함으로써 혼동을 가중시켜 왔다.
                   지리학에서 일반적인 방위 기준은 북쪽이다. 근대 이후 역사지리에서 방위를 말할 때 경선經線

                 과 위선緯線으로 제작된 지도를 보면서 동서남북을 판별하는 것이 일반적이 되었다. 그런데 동양

                 고대의 방위 분별은 북극성 위치를 중심으로 하는 진북眞北이었다. 물론 자북이나 태양의 방향도
                 같이 사용하였겠으나 기준점은 북극성이었다. 그러다보니 독도법讀圖法이 달라짐으로 인해 과거



                 46) 『史記』 「朝鮮列傳」. “秦滅燕, 屬遼東外徼, 漢興爲其遠難守, 復修遼東故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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