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5 - 국제학술문화제-동북공정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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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고대 문명 역사공정에 대한 대응전략 이일걸
으며, ‘중화문명탐원공정(2003~2008)은 진행 중이었지만 우리 정부는 역사침탈의 심각성을 느
끼지 않았다. 2004년 8월 중국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이 내한하여 양국 간에 ‘5개항의
한·중 구두양해’에 합의하였다. 중국의‘학술적 합의’라는 교묘한 전략에 속은 우리 정부는 중국의
지속적인 역사 침탈을 막을 수가 없었다. 오히려 친 중국적인 정부와 관료 및 ‘고구려연구제단’의
미온적인 대응책으로 인해 중국의 역사 침탈의 속도를 막을 수 는 없었다.
더구나 우리 정부는 중국의 이와 같은 집요한 역사 침탈의 목적조차 분석하지도 않았다. 2004년
내한했던 우다웨이가 우리 정부 각료들에게 행한 발언을, 10년 후에 당시 이종석 NSC(국가안전
보장회의) 사무차장이 자신의 회고록인 『칼날 위의 평화』에 공개하였다. 즉 “한국에서 간도가 조
선 땅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고구려가 중국의 소수민족 국가였다고 주장하지 않을 것”
이라는 발언은 동북공정의 목적이 양국 간에 미해결된 간도영유권의 확보에 있음을 분명히 밝혔
다.
이와 같은 중국의 ‘동북공정’의 준비는 1983년에 ‘변강사지연구중심’을 중국사회과학원 산하
에 설립으로 시작하였다. 또한 1980년대 규정한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에 입각하여 고구려와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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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중국의 변방 소수민족정권으로 인식한 왜곡된 저서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였다. 또한
최근 중국 학계는 韓中간의 강역과 국경의 변천과 분쟁에 대한 연구가 80년대 후반부터 활발하여
그에 대한 연구서가 대량 발표되었다. 4)
이와 같은 고조선, 숙신, 고구려, 몽고, 거란, 말갈, 발해 등을 중국 역사상의 지방민족으로 인식
5)
하는 만주원류고 「滿洲源流考」 적인 역사인식이다. 즉 이것은 만주지역의 주체적인 민족이었던
韓民族의 역사를 반도내로 위축시켜 조선사를 압록강ㆍ두만강 이남 지역으로 축소시키기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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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었다. 중국학자들의 이러한 주장은 漢代 이후 나타난 우리 민족에 대한 역사 왜곡화 작업이다.
이들의 목적은 만주에 존재했던 우리 민족의 연원(淵源)을 부정함으로써, 그 지역이 애초 중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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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속된 땅이라는 中華的인 역사인식을 문헌으로 후세에 남기려는 것이다.
3) 이일걸, 위의 논문(2004), 37쪽. 주2) 張博泉 等, 「東北歷代疆域史」(1981), 孫進己, 「東北地方史硏究」(1985), 孫進
己, 「東北民族源流」(1987), 佟冬 編, 「中國東北史」 Ⅰ(1987), 王承禮, 「渤海簡史」(1988), 孫進己 等, 「東北歷史地理」(19
89)
4) 이일걸,「최근 중국학자들의 한중국경론에 대한 비판」, 한국정치학회, 1997년도 연례학술대회 발표 자료집, 1쪽,
주) 張博泉 等, 東北歷代疆域史(1981), 佟冬 編, 中國東北史 Ⅰ(1987), 王承禮, 渤海簡史(1988), 孫進己 等, 東北歷史地
理(1989), 楊餘東, 淸代東北史(1991), 孫玉良 等, 高句麗史(1991), 楊昭全 等, 中朝關係簡史(1992), 楊昭全 等, 中朝邊界
史(1993). 주요 논문에는 劉永智, “箕氏朝鮮不應任意否定”(1980), 馮天淪 等, “吳祿貞與延吉邊務”(1980), 楊昭全, “渤
海是唐王朝轄屬的少數民族地方政權”(1982), 孫 志, “淸季延吉邊務交涉始末紀略”(1986), 楊昭全, “延邊地區歷史考古綜
述”(1989), 楊昭全, “中朝界務史略 上ㆍ下”(1989), 孫玉良 等, “高句麗同中原王朝的關係”(1990), 顧銘學 等, “戰國時期
燕ㆍ朝關係的再探討”(1990), 楊昭全, “淸代穆克登査邊及中朝兩次勘界”(1991), 楊 暘 等, “明季中韓圖們江流域邊務問
題探源”(1991), 李健才, “關於漢代遼東ㆍ樂浪兩郡地理位置的探討”(1993), 楊昭全, “中國, 朝鮮, 韓國 關於中朝邊界沿革
及界務交涉的硏究活動”, 「中國社會科學 季刊」, No.8, Summer 1994,(HK), P.121참조
5) 阿桂 等, 淸 乾隆年間, 曹龍承 刊, (서울 : 1978)
6) 홍이섭,『만주원류고』, 백산학보 제1호, (백산학회, 1966), 203-204쪽.
7) 이일걸, 앞의 논문(1997),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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