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1 - 대한사랑 6호 특별판
P. 231

정역팔괘란 무엇인가                                        지구촌은 이미 누더기 공간이 된 지 오래되었고, 환

                                                                 경 재앙으로 인해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는 등
                   정역팔괘도는 (최제우와 동문수학을 했던) 조선말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또한 물질문명의 발전에 반

                 학자 김일부金一夫(1826-1898, 이름은 항恒)가 만고의 정             비례해서 정신문명은 무서운 속도로 썩어가고 있다. 인

                 적을 깨고 세계에 펼친 새로운 이념을 담고 있는 도상                   류의 지식은 한없이 번창했으나, 영혼은 병들어 가고
                 이다. 그는 복희팔괘도와 문왕팔괘도를 극복한 미래                     있는 사실 등이 문왕팔괘도에 총체적으로 배어 있다.

                 의 세계상인 정역팔괘도를 그어 세상을 깜짝 놀라게                       『정역』은 단순히 『주역』의 해설서가 아니라, 과거의

                 했다.                                             수많은 이론을 종결짓는 이른바. 『주역』을 바로잡은
                   한동석韓東錫(1911-1963)은 문왕팔괘도에서 정역팔                역 또는 올바른 『주역』, 바로잡힌 『주역』의 본질적 완

                 괘도로의 전환에 따르는 물리적 변동의 원인을 지축                     성을 의미하는 일종의 최종 결론서라는 성격을 갖는
                 경사地軸傾斜에서 찾았다. 문왕팔괘도는 지축이 경사진                    다. 김일부에 따르면, 『주역』에서 『정역』으로 전환되

                 형상에서 천지의 운동 방식을 설명한 도상이며, 정역                    는 데는 3단계의 절차를 거친다. 그것은 바로 복희팔

                 팔괘도는 지축이 정립된다는 전제에서 그린 도표라는                     괘도 → 문왕팔괘도 → 정역팔괘도의 과정이다.
                 것이다. 따라서 문왕팔괘도는 불완전한 변화이지만,                       김일부는 괘도의 변천사가 곧 우주의 변천사와 동일

                 정역팔괘도는 변화가 정상궤도에 오르는 평화 시대의                     원리임을 다양한 방법으로 논증하였다. 그리고 우주사
                 도래를 논리화한 것이라고 결론 내린다.                           와 시간사의 긴 여정은 세 번의 시간적 굴곡을 거친다

                   문왕팔괘도는 천지가 탄생을 지나 성장과 발전을                     고 밝혔다. 그는 문왕팔괘도의 질서를 하나의 실패작으

                 거듭하는 형국을 상징한다. 그것은 다양한 변화상을                     로 간주하여 배척한 것이 아니라, 정역팔괘도의 완성을
                 얘기하는 데 유용하다. 지금도 점술가들은 문왕팔괘                     위해 그 특징을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주역』

                 도를 영업장 간판으로 즐겨 사용하고 있다. 정역학자                    에 대한 비판적 극복의 자세를 유지했던 것이다.

                 이정호李正浩(1913-2004)는 복희팔괘도는 과거역(제1역),               정역팔괘도는 세상의 완성형태를 묘사한 우주의
                 문왕팔괘도는 현재역(제2역), 정역팔괘도는 미래역(제3                  청사진(Blue Print)이다. 지금은 우주가 완성을 향해 진

                 역)이라는 명칭을 붙여 괘도의 변천사를 일목요연하게                    행되는 과정에 있음을 형상화시킨 것이 문왕팔괘도

                 정리한 바 있다.                                       라면, 그것의 완성 모델이 바로 정역팔괘도인 것이다.


















                          복희팔괘도                           문왕팔괘도                           정역팔괘도



                                                              231
   226   227   228   229   230   231   232   233   234   235   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