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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칼럼

[정병춘 대한사랑 자문위원]홍인인간의 길(1)

홍익인간의 길(1)



정병춘 대한사랑 자문위원


방치된 건국이념, 교육이념

 

홍익인간 사상은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이며 한국의 교육기본법이 정하고 있는 교육이념이다. 말하자면 세계에 살고 있는 배달민족이나 국내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은 교육과 생활지침으로 생각하고 생활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우리의 민족정신()이며 삶의 푯대가 되는 철학사상이다.


그러나 이 이념이 정부의 각종 정책 추진 현장에서 얼마나 반영되어 왔으며 실제 교육현장에서 얼마나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평가하거나 논의한 적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정부가 바뀌거나 새로운 정책이 수립될 때, 추진 현장에서 지도자들이 항상 개국이념을 마음에 두고 개선할 점은 없는지 검토하고, 교육개혁이 논의될 때나 수행 현장에서 교육자들은 항상 교육이념을 마음에 새기면서 이념에 반하는 사항은 없는지 분석평가하면서 임무를 수행해 왔다면 우리나라는 더 살기 좋은 행복한 나라가 되었을 것이다.

 

현재 '홍익인간'은 국민의 생활 현장이나 교육현장에서 살아 숨 쉬는 이념이 아니라 장식장 한구석에 넣어놓고 그 존재조차 잊혀져가는 녹슨 놋그릇처럼 대접받고 있다.

 

나라가 어려울 때 홍익인간 정신으로 뭉치다

 

'홍익인간'은 단군조선 이후 고려 충렬왕 때 일연이 쓴 삼국유사(1281)와 이승휴가 쓴 제왕운기(1287)에 언급되었고, 공민왕 때 행촌 이암(1297-1364)이 쓴 단군세기염표문에도 수록되어 있다.

 

삼국유사제왕운기는 몽골이 세운 원 나라의 침입에 시달리던 고려 말기에 쓰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시 고려사회는 고구려, 신라, 백제 등의 유민들이 출신 지역 간 대립으로 혼란한 시기였다. 다시 말해서 국가적 위기에 '홍익인간' 정신을 통해 단결함으로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민족 국가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20세기에 서구열강과 일본 등 제국주의의 침략이 가속화되면서 조선 조정에서는 전통과 문화를 지키기 위해 밖으로는 근대화를 갈구하고, 안으로는 자주성 고취에 주력했다. 당시 역사서 술에서는 고대 상고사와 관련된 서술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이와 더불어 국조 단군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다.


구한말과 일제강점기까지 서당교육 교재로 널리 보급되었던동몽선습童蒙先習을 보면 우리 역사의 첫머리를 '단군의 건국'으로부터 시작하고 있다. 이 책은 숭유崇儒의 관념에 따라 쓰였지만, 단군이 요와 같은 때에 건국했음을 기록함으로써 민족사의 유구함을 각성시키고 있다. 구한말 동학, 천도교, 대종교 등 모두 우리나라 고유의 선도문화仙道文化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으며, 그 중심에는 단군의 홍익정신이 있었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종교운동, 민족주의 국사학, 국어학 운동을 주도했던 대부분 국학자들은 대종교의 교도이거나 대종교 철학과 역사관에 사상적인 뿌리를 두고 있었다.

홍익인간 사상의 창조국가인 우리나라나 세계는 왜 행복하지도 평화롭지도 않은 것일까? 일찍이 백범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에서 세계 평화의 중심에는 우리나라 홍익인간 정신이 있다고 확신했다. 70여 년 전 백범 선생은 마치 2020년을 미리 들여다본 듯 '홍익인간' 속에 지구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있다고 말했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해결책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 세계에서 실현되기를 원한다. 홍익인간이라는 우리 국조 단군의 이상이 이것이라고 믿는다. 혼탁하고 불안한 정치, 나날이 커져만 가는 빈부 격차, 도덕상 상실이 팽배해진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인성 회복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삼국유사, 제왕운기가 발간된 후 약 730여 년이 흐른 21세기, 오랜 시간 잠자고 있던 홍익인간 정신이 국내외에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는 현대문명이 최첨단을 달리며 물질로는 더없이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도 버튼 하나로 바로 앞에서 이야기 나눌 수 있을 만큼 기술의 발전은 놀랍다. 그 발전을 가능하게 한 다시 말해서 그 발전 속에 숨어 있는 핵심 정신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홍익인간정신이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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