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그인/회원가입

역사뉴스

식민사학 문제는 지금도 진행형 2023.06.28.

식민사학 문제는 지금도 진행형 2023.06.28.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645891?sid=110  


이영식 교수 기고에 답하다
<전라도 천년사> 4권 표지. <전라도 천년사> 누리집 갈무리




[왜냐면] 이순일 | 식민사관청산 가야국사경남연대운영위원장

이영식 인제대 명예교수는 기고 ‘식민사학 시비에 발목 잡힌 역사서’(<한겨레> 6월13일치 25면) 첫머리에서 ‘구태의연한 식민사학 시비가 새로운 지역사 편찬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하지만 식민사학 문제는 구태의연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도 이 땅에서 진행형이다. 1955년 출생인 필자는 초등학교 6학년 때 국사를 접하면서 처음 배운 것이 ‘단군’은 신화라는 것이었다. 지금 한국의 고대사학자들이 가르치는 역사는 여기에서 얼마만큼 벗어났는가? 한국사를 과거보다 더 주체적 시각에서 서술·해석하고 있다 보지 않는다.

사학자들은 많은 국민이 품고 있는 역사학에 대한 불신이 어디서 오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 뿌리는 일본 제국주의 식민 시대에 ‘조선사편수회’가 엮은 <조선사> 35권에서 연유하고 있다. 조선사편수회의 고문이 매국노 이완용이었고, 수사관보가 우리나라 역사학의 태두로 일컬어지는 이병도 전 서울대 교수였다. 1980년대 경북 경주의 어느 재야 사학자는 이 교수를 ‘일본의 문화 간첩’으로 검찰에 고발한 일도 있었다.

그런데 이영식 교수는 기존 역사학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을 ‘선동하는 시끄러운 소수’로 치부했다. 많은 국민의 지적이 있으면 자신의 학문을 돌아보고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지 따져보는 것이 모든 학문하는 사람의 올바른 자세다. 일반 시민이 역사에 그만큼 관심을 갖는다면 그 분야 학자로서는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전문가로서 자신만이 역사를 바로 알며 해석해야 한다는 이러한 오만한 태도가 ‘한국 고대사 학계’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해악이다. 모든 국민이 전문가들의 학설에 따라야 할 까닭도 없고 누구나 비판할 자유가 있다. 학문이 도그마에 빠져 비판과 토론을 거부할 때 그 학설이나 학문은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영식 교수는 사실에 근거해 글을 써야 한다. 첫째, ‘식민사관청산 가야사 전국연대’는 가야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를 단 한 번도 반대하지 않았다. 다만 검증 안 된 <일본서기>를 근거로 전북 남원 유곡·두락리 고분군을 ‘기문국’의 유물로, 경남 합천 쌍책면 옥전 고분군을 ‘다라국’의 유물로 둔갑시켜서 등재하는 것을 반대했을 뿐이다. 명확한 우리 사료에 근거해 남원이 ‘기문국’이고 합천이 ‘다라국’임을 입증해야 한다. 아니면 넘겨짚기식의 추론은 중지하라. 이렇게 논증이 덜된 지명으로 구태여 유네스코에 등재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둘째, 우리는 <일본서기>를 무조건 반대하지 않는다. 이마니시 류, 쓰에마쓰 야스카즈 등의 지명 비정(추정)에 따라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지명을 한국 학자들이 한반도에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행위를 비판했다. 제국주의 시대에 일본 식민 사학자들은 <일본서기>의 지명들을 ‘발음만 비슷하면 같다’는 우스꽝스러운 논리로 우리 땅에 비정했다. 학문도 아닌 이런 조잡한 행위를 비판한 한국 사학자들의 논문이나 저술이 있는가? 일제의 관제 사학자들이 한반도에 있었다고 우기는 임나의 위치를 이병선 교수나 북한의 조희승 박사는 현지답사와 연구를 통해 모두 대마도나 일본열도에 있다고 밝혀냈다. 이를 부정할 논거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셋째, 우리 단체의 지역사에 대한 의사 표시를 ‘지역사에 대한 의도적 왜곡과 마녀사냥 선동’이라고 규정했다. 지방의 역사를 기술하자면 당연히 공개를 원칙으로 지역민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비밀주의를 비판하고 그 내용에 대해 이견을 낸다고 이를 마녀사냥이라고 치부하는 일은 설득력이 없다. 역사는 전문학자들 몫이니 국민은 함부로 입대지 말라는 소리로 들린다.

이영식 교수는 가야사학회 직전 회장이자 현재 ‘김해시사’ 편찬 부위원장이다. 시사는 여러 시대를 아울러야 하는데 현재의 김해시사는 마치 여러 학자의 다양한 주장을 모은 논문집 형식과 같다. 역사서로서 김해시의 정체성을 세우는 논지가 부족하다. 또 고구려 소수림왕 2년(372년)의 북방 불교 전래보다 300여 년 앞선 가야불교의 전래를 부정하고 있다. 김해시사의 목적이 김해시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일진대 오히려 있는 역사를 부정하기 위해 시민의 혈세를 쓰는 듯하다.

지역 구성원들은 자기 지역의 역사에 관심이 많게 마련이고 애정을 가지고 오랜 시간 공부하면 전문가들이 놓치는 것을 발견하고 새로운 안목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영식 교수는 학자적 양심과 진실의 힘이 아닌 학문적 권위를 무기 삼아 정치인이나 행정관청, 시민을 협박하지 말고 사실과 논리로써 상대를 설득해주기 바란다.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역사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공지 2024년 종교문화여행 치유순례 대한뉴스 2024-11-06 1,367
공지 2024세계개천문화대축제(10/3~10/9) 뭉개구름 2024-09-13 4,617
공지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 맞지 않는 영국사 전공 박지향 (심백강 역사학 박사) 역사광복 2024-04-28 880
공지 김정호 국회의원, 가야사 복원과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 할 것 보은이 2022-07-15 42,068
112 일본 극우파 선전장이 된 국립박물관의 가야전시 바른역사 2020-01-31 2,027
111 지난해 11월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암다바드에서 한·인도 학술대회 개회식 대한남아 2020-01-24 1,808
110 "한국이 멋대로 빼앗아" "반성해야" " 독도 망언" 난무한 일 영토주권전시관 대한남아 2020-01-24 1,898
109 “한국어, 저희가 지켜 드릴게요”…인도·콜롬비아 여성의 ‘한국어 사랑’ admin 2019-12-04 1,781
108 한민족 역사의 중심 종족 admin 2019-12-04 1,946
107 비화가야의 심장이 오늘 1천500년만에 문을 연다 admin 2019-12-04 1,855
106 나루히토 일왕 즉위 선언 "세계 평화·헌법 준수" 커발한 2019-10-22 1,888
105 [이덕일의 ‘역사의 창’ ] 남북한이 바라보는 ‘임나=가야’설 커발한 2019-06-21 2,394
104 어느 고고학자의 절규…&quot;최대의 청동기유적을 장난감 공원으로 전락시키나&quot; 커발한 2019-06-21 2,555
103 &quot;일본은 자국 천황제 확립 위해 한반도 고대사 왜곡했다&quot; 커발한 2019-06-21 1,997
102 대한민국 현근대 최고 천재 범부(凡父) 김정설 사후 53년만에 귀향...범부연구회,'범부 연구의 과제와 전망… 커발한 2019-06-15 2,746
101 [광복 70년, 바꿔야 할 한국사] 실증사학은 한국사의 올가미 커발한 2019-05-28 3,059
100 &quot;한인 2~3세 역사 정체성 확립 시급&quot; 2019/05/13 미주중앙일보 커발한 2019-05-15 1,950
99 “고조선은 인류 세번째이자 5大 문명… 학계 논쟁 확산되길 바라” (서울대 신용하 교수) 커발한 2019-05-15 2,390
98 ‘공자는 한국인’이란 사람들에게 커발한 2019-05-02 2,672
EnglishFrenchGermanItalianJapaneseKoreanPortugueseRussianSpanishJavane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