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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이 ‘史記’에서 삭제한 단군조선의 진실은? …‘신주사기’ 출간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는 오랜 연구 끝에 사마천의 ‘사기’ 본기 12권과 대표주석서 3권을 세계 최초로 번역함은 물론 현 시대에 맞춰 우리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한 ‘신주사기’ 9권을 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롯데장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앞으로 총 40여 권이 출간될 예정이다.
‘신주사기’ 제 1권 오제본기에선 사마천의 역사의식을 엿볼 수 있다. “사마천은 왜 중국인들이 중국사의 시작으로 여기는 삼황(三皇)을 지우고 오제(五帝)부터 역사 기술을 시작했을까” “또한 오제의 첫 임금인 소호를 지우고 그 부친 황제(黃帝)를 중국사의 시작으로 삼은 이유는 무엇일까” 등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연구소 측은 전했다.
아울러 ‘사마천이 설정한 오제 및 하·은·주(夏·殷·周) 시조 계보도’에도 오제는 물론 하·은·주의 시조가 모두 동이족(東夷族)임을 지적한다. 사마천이 감추고 싶었지만 가리지 못한 역사적 진실을 본문 및 삼가주석, 그리고 신주에서 일목요연하게 밝혔다는 것이다.
‘신주사기’는 사마천이 쓴 본문과 삼가주석을 모두 번역하고 그 아래 원문을 수록했다. 또한 의역을 최대한 피하고 한 문장 한 문장 직독직해를 원칙으로 삼아 번역했다. 그래서 한자를 조금 아는 독자라면 원문과 대조하며 사기 원문을 읽는 지적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단순한 중국사가 아니라 하화족의 역사 속에 숨겨진 동이족의 역사를 찾는 여정이야말로 현재 정체성의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는 우리가 신주사기》를 읽어야 하는 진정한 이유일 것이라고 연구소 측은 전했다.
‘신주사기’ 본기를 편찬한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는 1998년 창립 이래 한국 사학계에 만연한 중화사대주의 사관과 일제식민 사관을 극복하고 한국의 주체적인 역사관을 세우려 노력하고 있는 학술연구소다. 이덕일 소장(문학박사)을 필두로 김명옥(문학박사), 김병기(문학박사), 송기섭(문학박사), 이시율(고대사 및 역사고전 연구가), 정 암(지리학박사), 최원태(고대사 연구가), 황순종(고대사 연구가) 씨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연구소 측은 그동안 독립운동가들의 역사관 계승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오다가 사마천의‘사기’ 본문 및 ‘삼가주석’에 한국 고대사의 진실을 말해주는 수많은 기술이 있음을 깨닫고 지난 10여 년간 ‘사기 원전 및 삼가주석 강독’을 진행하는 한편 사기연구실 소속 학자들과 사기에 담긴 한중고대사의 진실을 찾기 위한 연구 및 답사를 계속해왔다고 책을 쓰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신주사기’는 원전 강독을 기초로 여러 연구자들이 그동안 끈질기게 서로 토론하고 연구한 결과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다며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사기연구실은 이번 ‘신주사기’ 출간을 시작으로 앞으로 제대로 된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해 작업의 기초 토대가 되는 문헌사료의 번역 및 주석 추가 작업을 계속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