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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상고사 1,2,3권 출간

중국상고사 1,2,3권 출간


김선영 기자 | ahae@ilyoseoul.co.kr


[0호] 2013.01.10 09:30:13

만화 《중국인들이 말하지 않는 진짜 중국 상고사》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중국이 수천 년을 이어져 내려 오는 동안에도 여전히 강성한 원인을 중국 역사에서 찾고 있다. 홍산문명에서 황하문명을 거쳐 하(夏), 상(商), 주(周;서주 시대)까지, 그들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국가를 이루고 발전해 왔는지를 그 역사의 시원부터 낱낱이 밝히고 있다. 중국 상고사는 복희와 여와, 삼황오제 등 신화와 전설이 뒤섞여 대부분의 책이 다소 뭉뚱그려서 다루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한민족의 고대사와 미묘하게 얽혀 있는 부분도 많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본다면 너무나도 얼토당토 않은 ‘만화스러운’ 주장이라 비웃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자인 한동주 화백은 일간신문의 만평가 출신답게 십여 년에 걸친 연구와 국내는 물론 중국과 대만 쪽 서적과 논문 등 300여 편의 자료를 면밀히 검토하여, 기존의 역사서와 자료를 종합하여 보다 논리적이며 과학적인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과연 중국 상고사는 ‘동북공정’에서의 그들의 주장대로 한족, 또는 화하족의 역사였을까? 아니면 동이족의 역사였을까? 왜 중국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치우천황은 물론 단군신화의 웅녀까지 자신들의 조상으로 신성화 시키는 걸까? 《중국인들이 말하지 않는 진짜 중국 상고사》가 중국 상고사의 진실에 대한 정답이 아닐 수도 있지만 또 하나의 흥미롭고 신빙성 있는 학설임에는 틀림없다.
만화책으로 중국 상고사를 동시에 다루기는 처음이자 국내 유일한 책이다.


중국은 어째서 수천 년 동안 강대국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세계사에서 명멸해 간 수많은 강대국들은 지금은 유적으로만 그 형체를 찾을 수 있다. 유럽과 아시아에 걸친 대제국을 이룬 마케도니아가 그러했고, 지중해를 내해(內海)라 불렀던 대제국 로마도 그러했다. 그러나 유독 중국만은 나라 이름을 바꾸어 달았을 뿐, 수천 년이 흐른 지금에도 여전히 G2를 호령하며 강대국의 길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국토의 크기? 인구수? 《중국인들이 말하지 않는 진짜 중국 상고사》는 그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중국을 부정하고 무시하거나 좋아하고 따르는 것이 아니라 배울 것은 배우고 버릴 것은 버리자는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의 자세를 견지하며 가장 가깝고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웃나라인 중국을 제대로 알기 위해 그 역사부터 제대로 알고자 한다.


동북공정은 순수한 역사 연구인가?



최근 중국은 ‘하상주단대공정(夏商周斷代工程)’과 ‘중국고대문명탐원공정(中國古代文明探源工程)’이라는 중국만의 ‘역사 연구’를 통해 중국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의 역사를 기존의 5천년에서 3천년 이상 위로 올렸다. 또한 최근 발표에선 수천 년 동안 대략 6,000킬로미터였던 만리장성을 고구려나 발해의 성곽과 신장 위구르 자치구까지 포함해 2만1196.8킬로미터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이처럼 다른 민족의 역사까지도 모두 자신들의 역사라고 우기고, 고구려와 발해, 거란과 여진, 돌궐, 위구르 등 여러 국가와 민족이 쌓은 성까지 모두 만리장성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애초부터 그 지역이 중국 영역이었다고 억지로 주장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비교적 정치적 영향을 덜 받은 중국 근대 역사학자들의 연구는 사뭇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중국 학자들의 저서와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며 그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그리고 나아가 중국 상고사의 진짜 주인공이 누구인지 논리적인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십여 년에 걸친 연구와 300여 편에 이르는 방대한 자료조사가 탄생시킨 역작


《중국인들이 말하지 않는 진짜 중국 상고사》는 만화책이지만 만화적 상상력으로 써내려간 책이 아니다. 저자는 철저하게 자료에 근거해 중국사의 시원을 파헤치고 있다. 또한 고대 강역을 연구해 하, 상, 주의 근거지가 동이족의 강역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중국인들이 오랜 동안 주장해왔고 세계 4대 문명 중 하나인 황하문명보다 동이족의 홍산문명이 훨씬 앞선 문명이었으며 한자의 기원인 갑골문자 역시 동이족의 문명이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주장들은 얼핏 들으면 《환단고기》의 내용과 유사해 보인다. 그러나 저자는 《환단고기》 대신 중국의 저명한 역사학자들의 저서와 논문 속에서 그 내용을 찾아냈다. 《중국인들이 말하지 않는 진짜 중국 상고사》는 만화책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공력과 과학적인 추론을 담고 있는 것이다.


기자조선은 누구의 나라인가?


‘기자조선’은 우리 역사의 터부 중 하나로 인식돼 왔다. 중국은 대대로 기자는 중국인이며 기자조선은 중국의 봉국 내지는 영주국이었다고 주장해왔다. 이를 그대로 이어받은 일본 학자들에 의해서 ‘기자조선’은 한민족의 식민 근성의 근거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또한 기자조선은 사대주의에 물든 조선조 유학자들에 의해 ‘소중화’의 근거로 제시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저자는 《중국인들이 말하지 않는 진짜 중국 상고사》에서 전혀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중국 쪽 자료에 근거해 기자가 상나라 왕실의 후예이며 주무왕의 만류를 뿌리치고 선조들의 나라, 곧 동이족의 나라인 조선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당시 주나라의 봉국은 한 글자 이름임에 비해(진, 위, 송, 연 등등) 타국을 지칭할 때는 두 글자를 썼다고 말한다.(흉노, 선비 등등) 또한 《사기》에 근거해 사마천이 기자조선을 ‘세가(世家)’에 적지 않았다는 점, ‘송미자세가’에 등장하는 ‘이불신야(而不臣也)’란 내용 등에서 그 근거를 찾고 있다.


조금은 불편한 책, 그러나 꼭 알아야할 필수 지식


《중국인들이 말하지 않는 진짜 중국 상고사》는 읽기 편하고 흥미진진한 책이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공부하듯 천천히 한 자 한 자 박아가며 읽어야 진정 그 가치를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이 말하지 않는 진짜 중국 상고사》가 꼭 필요한 이유는 동북공정은 물론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 이 정도의 열정을 바쳐 찾아낸 역사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역사와 학문, 영토 문제에 있어서,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인들이 직접 기록한 사료에서 찾아낸 집념과 열정이 있을 때 그들과 대등하게 이야기하고 잘못된 것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글 그림 : 한동주, 출판사 : 주니어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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