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3 - 대한사랑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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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2


                                   니다. 이런 행위만으로도 수많은 대중에게 엄청난 권위로 각인되었을

                                   것입니다.
                                     더구나 청동(구리와 주석)이라는 재료는 일반인들이 쉽게 구할 수 없었

                                   으며, 황금 빛깔 거울을 제작하는 기술은 일반인들이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이었습니다.(청동제품들이 거푸집에서 처음 나왔을 때는 황금색이다. 점차

                                   녹슬면서 청록색을 띄게 된다) 이렇게 구리 합금을 만드는 기술과 청동거울
                                   은 임금님, 제왕, 칸과 같은 지배자를 상징하는 물건으로 자리매김하게
                                   되고, 결국 권력을 의미하는 증표가 됩니다. 비록 무령왕과 왕비 관 속

                                   에 담겨진 청동거울은 오랜 세월 볼품없이 녹슬었지만, 백제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상징적인 문화 유산입니다.



                                   청동거울의 또다른 의미, 제천금인

                                     상고대시대부터 고대시대까지 청동거울이 지금처럼 미모를 위한 도
                                   구가 아니라, 태양빛이나 달빛을 반사시켜 지배자의 위엄을 드러내기

                                   위한 제례용 제기(祭器) 혹은 예식용 도구인 예기(禮器)에 가까웠습니다.
                                   그렇다고 ‘이 세상의 최고 지배자’라는 정치적 자부심이나 백성들 위
                                   에 군림하는 권위 상징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늘에 있

                                   는 신, 천제, 삼신상제(三神上帝)를 대행하여 지상 인간세상을 다스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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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성백제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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