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5 - 월간 대한사랑 7.8월호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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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7·8






















                                                             1882년 5월 22일 조미수호통상조약에 사용된 태극기 도안
                                                                     ©슈펠츠 제독의 『해상 국가들의 깃발』 중에서





                          그 당시 청나라는 조선과 미국의 조약 체결에 아주 적극적이었습니다. 당시 조
                          선과 청나라, 일본 간 국제 정세를 살펴보면, 청나라는 아편전쟁 이후로 아시아

                          에서 영향력이 급격하게 약화되자 조선이라도 속방으로 유지하려 하지만, 조선
                          을 두고 일본이 급부상하고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지는 형세였습니다. 이를 견제
                          하는 수단으로 청나라는 미국 등 서양의 국가들과 조선의 수교 체결을 유도합니

                          다. 그 당시 이러한 외교전을 벌였던 인물이 ‘이홍장’이라는 권력자(청나라 북양대
                          신)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슈펠츠 제독은 일본을 통해서 조선과 수교를 하려

                          했으나 실패합니다. 그러자 이홍장은 슈펠츠를 만나 조미 조약 체결 중재에 나서
                          게 됩니다(1881년 6월). 이때 전면에 내세운 인물이 프랑스 유학파 마건충입니다.

                            그래서 마건충은 조미 조약 체결을 위해 조선 관료들과 여러 차례 회담을 합니
                          다. 이 회담들은 글로 써서 의견을 교환했기에 기록이 전해지는데, 여기에서 조

                          선 국기에 대한 황당한 내용이 등장합니다. 마건충은 조약 체결식에 청나라 깃발
                          과 유사한 형태로 조선 국기를 제안합니다. 이는 청나라 북양대신 이홍장의 요청
                          인데, 조선이 청나라 속국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조선 조정은 미국과 조약에

                          서 태극기를 사용함으로 거절의사를 확실히 합니다. 그러나 조약이 종료된 당일
                          전권대사 김홍집과 마건충이 회담에서 이 내용을 다시 언급합니다. 마건충은 흰

                          색 바탕에 푸른 구름과 붉은 색 용, 그리고 네 손가락 도안을 재차 주장하자, 김
                          홍집은 조정에 아뢰겠다며 즉답을 피하는 수준에서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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