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8 - 대한사랑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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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사왜곡
서양이든 동양이든 착하든 악하든 시대를 리드하는 사람들은 역사의 이러한 가치에 대해
일찍 눈을 떴다. 그래서 자기 민족이나 자국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자신의 시각으로 그
역 역 들의 기록인 역사서를 편찬한다. 그래서 고구려는 『유기(留記)』를, 백제는 『서기(書記)』를,
신라는 『국사(國史)』를 편찬했다. 그러나 삼국은 내외의 치열했던 전쟁으로 인하여 대부분
전
사 사 전 전라도천년사와 의 역사서가 소실되었고,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일연스님의 『삼국유사』가 가장 오랜 역사
서가 되었다. 시간이 흘러 훗날에는 나라의 역사뿐 아니라 지방의 역사도 편찬해 왔는데,
쟁 쟁 김해시사를 그것이 도사(道史), 시사(市史), 읍지(邑誌), 군지(郡誌) 등이다.
바라보는 단상
이처럼 국사이든 지방사이든 그 편찬의 목적은 국민이나 시, 도민이 자기 역사와
가야문화진흥원 이사장 도명
문화를 계승, 보존하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인식해 자긍심을 높이는데 있다.
물론 역사의 기록은 인간이 하는 일이고 집단의 정체성을 선양하는 것이 역사서 편찬의 목
적이라 일정 부분의 가감이 들어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부분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람이 보고 듣고 말하는 총체적 행 개인과 국가는 근본적인 유사함이 있다. 사 그러나 이웃나라 일본의 역사서인 『일본서기』는 이러한 기준을 턱없이 넘어버린 황당한 역
사위는 그 사람의 정신 즉 가치관에서 람에게 희노애락하는 운명이 있는 것처럼, 사서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일부 학자들이 지금, 역사의 기본인 기년도 맞지 않고 거짓
나온다. 또 가치관을 형성하는 것은 전생의 국가도 흥망성쇠하는 국가의 역사를 가진 투성이의 남의 나라 역사서를 끌고 들어와 우리 역사의 뼈대를 세우려 하고 있다.
업연과 현생의 교육 그리고 처한 환경이 지 다. 사람도 현생만이 아니라 수많은 생의
대한 영향을 미친다. 개인뿐 아니라 사람들 축적이 있었던 것처럼, 국가도 건국 이전에 그것이 바로 우리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라도천년사』 편찬사업이다. 『전라도 천년사』
의 모임인 조직과 국가도 비슷한 구조를 가 씨족사회와 원시사회가 있었다. 또 이들 공 는 전라도 정명(定名) 천년을 기념하여 전라남·북도와 광주시가 도합 24억의 국민세금으
지며, 이렇게 집단의 운명공동체가 공유한 동체는 유전자와 환경 그리고 생존을 위한 로 편찬해 왔으며 작년 12월 봉정식을 거쳐 발간하려 했다.
까르마를 공업(共業)이라 한다. 다양한 생존방식의 발전을 통해 그 집단의
독특한 정체성을 만들어 왔다. 개인이든 국 그러나 고대사 부분에서 문제 많은 일본의 역사서 『일본서기』에 근거하여
가든 서로 다른 환경과 발전과정을 통해 그 남원을 ‘기문’으로, 합천을 ‘다라’로, 해남·강진을 ‘침미다례’로 기술한 것이 문제가 됐다.
들만의 다양한 정체성과 역사성이 자연 나 여기에 심각함을 인식한 깨어있는 국민들과 정치인들이 현재 『전라도 천년사』의
타나는 것이다. 그리고 다양성의 귀천과 역 폐기를 한 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다.
사의 장단은 개인과 국가의 품격을 결정하
사실 ‘전라도천년사’ 이전에 이와 유사한 지방사인 『김해시사』 편찬사업이 있었다. ‘김해시
는 기준이 되었다. 즉 유구한 역사와 수준
사’는 근 백여 년 만에 다시 편찬하는데, 2017년부터 올해까지 이미 19억여 원이 집행되었
높은 정체성을 가지면 문명국이 되어 스스
다. 그런데 여기에는 김해를 ‘임나’라고 하는 위험천만한 내용뿐 아니라 가야문화의 주요
로 당당해지고 주위의 부러움을 산다. 왜냐
줄기인 가야불교를 부정하는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그래서 작년 4월경 불교계와 이순일
면 인간의 가치 기준은 독특함과 유구한 시
가야사바로세우기 경남지부장, 조용성 사무처장, 이광희, 김명희 시의원이 허성곤 전 김
간에 바탕을 두기 때문이다. 그래서 희귀한
해시장을 면담하고 인쇄 직전에 있던 『김해시사』 간행을 중지시켰다.
골동품이 비싼 이유이다.
86 2023년 12월•월간 대한사랑 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