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7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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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원 「난랑비서」의 風流에 대한 고찰  이주희



                 만 매몰되어 생명의 진정한 가치와 신비로움을 잊어버리지도 않는다. 기록의 부족과 그 전승의 단

                 절로 인해 풍류의 참모습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없는 것이 너무 애석할 뿐이다. 그러나 분명히
                 풍류의 정신은 우리 대한국인의 마음 그 깊은 곳에 내장되어있다고 생각한다. 역사를 연구해보면

                 이 풍류의 정신이 구한말로부터 꿈틀거리기 시작하여 동학을 기점으로 우리 역사의 현실 속에 서
                 서히 드러나고 있는 중이라 확신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논의는 별고를 기약하는 바이다.



                 Ⅴ. 맺음말




                   ‘한류’는 한국문화를 통칭하는 말로 어느새 자리 잡았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

                 이라는 말처럼 한국의 것이라면 문화 전 영역에 걸쳐서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고, 지속성과
                 전파력을 볼 때 이는 새로운 역사흐름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인의 문화적 DNA로 전해오던 내적 동
                 인(動因)은 이제 역사적인 때를 만나 표출되고 있다.

                   이에 한국 고유사상으로써의 풍류는 한류의 원동력을 탐색하는 데 있어서 결코 빠뜨릴 수 없는

                 것이다. 필자는 풍류가 화랑도와 관련이 깊고, 화랑의 활동상으로 볼 때 부국강병을 이루는 강한
                 힘을 부여하는 사상체계임을 확인하였다. 또한 진흥왕이 풍월도를 우선으로 하여 화랑의 제도를
                 만든 점과 원광법사가 화랑에게 불교의 보살계가 아닌 전승내력을 가진 고유한 가르침을 전한 것

                 으로 미루어 볼 때, 이전에 전해오던 문화를 다시 부흥시켜 국가발전의 핵심 조직체인 화랑을 구성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풍류는 신라의 지배세력인 6촌이 이주세력인 점과 박혁거세가 어리
                 지만 왕으로 추대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혁거세의 칭호에 담긴 뜻으로 기원을 유추해보았을 때
                 상고시대의 사상으로까지 소급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본래 풍류의 가르침의 근원은 『선사(仙

                 史)』에 자세히 실려 있다고 한 바, 고대에는 선(仙)과 신(神)의 구별이 없었기에 한국 고유의 선사상

                 이면서도 이를 신교(神敎)라 일컬을 수 있다고 정리하였다.
                   필자는 풍류의 의미를 의해(義解)의 방법으로 풀이하였으며, 풍류의 속성은 「난랑비서」에 나오
                 는 현묘지도(玄妙之道), 실내포함삼교(實乃包含三敎), 접화군생(接化群生)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근원적 세계를 지향하고 신의 힘을 그대로 쓰려했던 궁극성, 모순대립을 일으키지 않고 하나로 조

                 화하고 융합하게 하는 종합성, 세상 속에서 만유생명을 이롭게 하기 위해 힘썼던 현실성을 두루
                 갖춘 것이 풍류라 하겠다. 풍류문화를 과거의 유산으로 둘 것이 아니라 한류 문화와 연결 짓는 연구
                 도 좀 더 체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하겠다. 또한 풍류의 특성을 살펴보았을 때, 이는 한류의 미래상

                 까지도 제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이와 더불어 우리 문화의 동향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창발적인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
                 이다. 그러한 연구들이 새로운 문화 창조의 기폭제가 되고, 자민족을 넘어서 세계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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