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칼럼
박우순 교수 "지금에 와서야 환단고기를 알게 된 것이 부끄럽다"
박우순 동아대 행정학과 명예교수의 '환단고기'를 추천하는 글입니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는가’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살아간다. 뿌리에 대한 목마름은 인간이면 누구나 갖는 것이지만, 특히 한국인에게 심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아마도 외적의 잦은 침입으로 정체성이 심하게 훼손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역사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수많은 질문에 시달린다.
단군조선은 신화인가? 우리는 쑥과 마늘을 먹고 인간이 된 곰의 후손이란 말인가? 한漢나라가 정말로 한반도에 사군四郡을 설치하였는가? 치우천왕을 조상으로 모시는 묘족은 우리와 같은 뿌리인가? 남북 아메리카 원주민이 왜 우리와 같은 말을 쓰고 같은 풍속을 가졌을까? 한자는 정말로 우리 조상인 동이족이 만든 문자인가? 유라시아 대륙을 호령한 훈Hun족은 우리와 어떤 관계일까? 당시 세계의 3분의 2를 정복한 몽골제국은 왜 우리를 형제국이라고 하였을까? 공자는 동이족 출신인가? 이런 의문은 우리가 맞닥뜨리는 수많은 궁금증 가운데 아주 적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의문은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이라 믿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처럼 보였다.
환단고기를 처음으로 마주한 순간 숨이 멎을 것 같은 전율을 느꼈다. 일상의 일들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온몸이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왜 그랬을까. 며칠을 두고 밤잠을 설치면서 혼미한 시간을 보내다가 어느 순간 머리가 맑아지기 시작하였다. 진실로 오묘한 희열이 전신을 감싸 안았다. 아마도 머릿속을 어지럽히던 의문들이 한순간에 눈 녹듯이 풀려나갔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이러한 희열도 잠시 왠지 모를 부끄러움과 안타까움이 밀려오기 시작하였다. 중국과 일본이 철저하게 왜곡·날조·은폐한 우리 상고사가 빛을 보게 되었는데 반가움보다는 부끄러움과 안타까움이 눈앞을 가리는 까닭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왜곡되고 날조된 우리 역사가 그릇된 교육을 통해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어야 한다는 현실이 분노를 넘어 참담함을 몰고 온다.
환국, 배달, 고조선, 북부여, 고구려로 이어져 내려온 9천년 우리 역사를 우리 스스로 부정하고 가르치지 않는 것이 첫째가는 부끄러움이요, 삼국지를 필독서로 권장하고, 사마천의 사기史記가 우리 역사책이 되어 버린 현실을 보는 것이 다음가는 부끄러움이요, 지금에 와서야 환단고기를 알게 된 것이 또 다른 부끄러움이다.
그리고 환단고기를 읽으면서 자랑스럽게 주변 사람들에게 권했을 때 믿지 못하는 듯한 눈빛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첫째가는 안타까움이요, 우리 스스로 중화주의자가 되고 식민사관의 전도사가 되어 버린 것이 또 다른 안타까움이다. 이 땅에서 역사를 연구하고 역사 교육을 담당하는 강단사학자들이 환단고기를 제대로 한 번 읽지도 않은 채 위서로 몰아세우는 현실을 보는 것은 큰 안타까움이요, 일제 식민지배를 벗어난 지 70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들이 날조한 역사에 갇혀 있다는 사실은 으뜸가는 안타까움이리라.
세계 4대 문명보다 앞선 홍산문명이 유물과 유적으로 밝혀졌음에도 우리 역사를 고쳐 쓰지 않는 것은 무슨 연유인가! 인류문명사를 새로 써야 할 만큼 위대한 인간문명의 정수가 환단고기에 들어 있다.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우리 역사를 홀대하는 풍토가 지속되는 한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역사는 우리의 근본이요, 우리의 정체성을 알려 주는 거울이다. 이제 다시는 이 거울을 깨는 일이 없어야 한다. 역사를 잃어버리는 것은 영혼을 잃는 것이다. 역사를 흘러간 과거로 치부하면 우리에게는 현재도 미래도 없다. 환단고기에는 우리 조상의 삶과 철학이 녹아 있다. 우리가 영광스러운 내일을 원한다면 우리 역사의 뿌리가 되는 환단고기를 읽어야 한다. 안경전 역주자께서 완역한 환단고기에는 우리 모두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풍부한 주석과 해설이 붙어 있다. 환단고기를 읽으면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있다.
환단고기는 삼성기, 단군세기, 북부여기, 태백일사로 구성되어 있다. 삼성기에는 7세 환인천제와 18세 환웅천왕의 계보와 역사가 수록되어 있다. 단군세기에는 2,096년에 걸친 47대 단군의 통치역사가 담겨 있다. 북부여기에는 고조선을 계승한 부여의 역사가 고스란히 실려 있다. 태백일사는 한민족 창세역사부터 고려시대까지 모두 기록해 놓았다. 특히 인류의 시원종교인 신교의 우주관, 신관, 인간론, 역사관, 수행관을 밝히고 있어, 우리의 정신적 뿌리를 더듬어 볼 수 있다.
우리가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참다운 세계 시민으로 당당히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우리 역사를 바르게 아는 것이다. 역사를 바르게 알려면 바로 환단고기를 읽고 진정한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중국의 오만한 중화주의와 일제의 식민지 잔재를 떨치고 미래로 나아가는 길은 환단고기를 제대로 아는 데에서 시작된다. 이제 더 이상 우리 자신을 숨 막히는 우물 속에 가둬 두어서는 안 된다. 미래를 향한 비상의 나래를 활짝 펴야 한다. 비상의 첫걸음은 환단고기를 일독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모든 한국인이 가슴에 새기고 기필코 역사광복을 성취하기를 소망한다.
박찬화 multikore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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