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낭가)에 대하여

대한사랑 청소년단 김영민

요즘 세계의 한류를 이끌고 있는 방탄소년단 등 멋진 아이돌 그룹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잘생겼고 멋지고… 그래서 저는 보기만 해도 즐겁답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제가 역사 공부를 하고 있다 보니 과거의 화랑이 저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상상도 하게 되네요. 화랑은 일반적으로 576년 신라 진흥왕 때 미혼의 젊은이들을 뽑아서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사다함 같은 유명한 화랑이 있었으므로, 진흥왕 때는 기존에 있었던 조직을 화랑 조직으로 재정비한 것으로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화랑 조직은 신라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고구려와 백제에도 이름은 다르지만 화랑과 같은 조직이 존재했는데요, 각각 조의선인, 무절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신라가 한반도 지역을 통일하였고, 후에 신라 중심 역사관에서 고구려의 조의선인, 백제의 무절은 부각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화랑만 알고 있는 것이에요. 이런 화랑으로 대표되는 젊은이들의 집단! 이것은 한민족이 원래부터 가지고 있었던 고유의 조직인데요, 이들을 통틀어 ‘낭가’라고 불렀습니다.

해동 18현 중에 한 분이었던 신라시대 최치원은 우리나라에는 유불선 삼교를 다 포함한 지극히 신령스러운 도, 풍류가 있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최치원이 말한 신령스러운 도가 바로 낭가들이 받들던 ‘신교’ 다른 말로 풍류입니다.

유불선 삼교가 들어오기 이전,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은 신교의 주인공인 삼신 상제님을 모시고 신교를 닦았습니다. 그러니까 낭가란 우리나라의 고유 사상인 신교를 닦던 사람들인 것이지요. 그리고 이 낭가에서 역사의 주인공들이 많이 나왔는데요, 어진 재상, 훌륭한 장수, 충신, 용감한 병사가 모두 이 낭가에서 나왔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낭가’는 우리가 알고 있던 화랑과 그 성격이 많이 달라 보이지요? 화랑이라 하면 김유신 장군, 관창과 같이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키는 군인과 같은 이미지를 생각하게 되니까요. 원래 낭가란 직업 군인이 아니라 신성한 공간 소도 옆에 있는 학교인 경당에서 신교를 공부하고 수양했던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나라가 위급할 때는 자발적으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싸웠습니다. 조선시대 말 일본이 우리나라를 식민통치하려고 하려고 하자 많은 분들이 독립운동을 위해 자발적으로 일어나셨지요. 많은 독립 운동가들의 원래 직업은 군인이 아니었고요. 그것과 마찬가지였던 것이에요.

한 사람의 삶을 영화로 찍을 때 멋진 장면만 영화로 만들지 그 사람이 공부하고 노력한 부분은 영화의 소재가 되기 어렵잖아요. 화랑도 이렇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운 부분이 부각이 되어 화랑을 전투 이미지로만 생각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면서 화랑이라는 조직을 이해할 때는 그들이 어떤 공부를 했고, 어떤 사상을 갖고 살았는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특히 그들이 공부한 신교는 우리나라 전통 사상이며 잃어버린 역사의 한 조각이니까요.

화랑의 기원은 약 6000년 전 배달국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배달국의 1대 환웅천황이었던 거발환 환웅은 무리 3000명을 이끌고 백두산으로 와서 신시라는 도시를 열었습니다. 동방의 역사를 개척하고자 환웅천황과 함께 온 이들이 최초의 화랑입니다. 이들은 세상을 구제하여 새로운 문명을 연다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동방을 개척하러 왔기 때문에 후에 제세핵랑濟世核郞으로 불렸습니다.

후에 배달의 고조선 시대에는 제세핵랑이 국자랑 조직으로 계승되었는데요 머리에 천지화랑은 꽃을 꽂고 다녔다 하여 천지화랑이라고도 불렸다고 합니다. 화랑이 머리에 무엇인가 꽂고 다니는 모습의 기원은 천지화랑 때부터였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머리에 꽃을 꽂고 다녔던 젊은이들의 집단… 상상이 잘 안되네요.

그리고 북부여 때는 천왕랑, 고구려 백제 신라 때는 조의선인, 무절, 화랑 그리고 고려 때는 재가화상(선랑, 국선) 등으로 계승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국교가 고려 시대에는 불교, 조선 시대에는 유교로 정해지면서 우리나라 고유의 정신은 점차 쇠잔해졌어요. 그것은 사람들이 신교의 전통을 많이 잊었다는 이야기예요. 신교의 정신이 사라짐에 따라 신교를 닦던 낭가의 맥도 점차 사라지게 되어 낭가는 조선시대에는 거의 자취를 찾아볼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낭가의 정신만은 한민족의 DNA에 살아 있었는지 나라가 어려워질 때마다 백성들은 한마음이 되어 나라를 위해 싸웠습니다. 임진왜란 때도, 병자호란 때도, 일제강점기 때도… 그래서 일본은 한민족을 영구히 지배하고자, 한민족의 정신을 파괴하고자 눈에 불을 켜고 역사왜곡을 하였던 것이에요. 그 결과 지금의 우리는 역사를 잃어버리고, 전 세계를 향해 역사를 개척했던 그 정신을 잃어버리고 의식이 한반도 안으로 갇혀 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요. 그렇게 자신을 잊어버리고, 과거 역사의 기억은 잃었어도 한민족의 피 속에는 신교를 받들고 역사를 개척했던 화랑정신, 낭가의 정신이 살아있나 봅니다. 대한민국은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고 가장 못 사는 나라에서 세계 10위의 경제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한류를 퍼뜨려 문화대국의 면모도 보여가고 있지요. 최근에는 코로나19 방역의 가장 모범적인 방역 체계를 갖추면서 K방역을 전 세계에 표준 모델로 알리고 있고요.

하지만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자신을 바로 알고 잃어버린 우리 역사를 찾아야 합니다. 우리 선조들이 닦았던 우리 고유 정신인 신교를 찾고 그것을 21세기 현대에 맞게 재해석해야겠지요. 그것은 화랑 문화, 낭가 문화를 찾는 길이고 되살리는 길입니다. 세상을 구하고 새 역사를 열고자 해 뜨는 동방으로 왔던 배달의 제세핵랑처럼 신교의 정신을 되살려 전 세계를 향해 역사를 개척하는 화랑! 우리나라 잃어버린 역사를 바로 찾고, 그 정신을 되살리는 21세기 진정한 화랑이 되어보지 않으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