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어서와 2강 일본의 한국사 왜곡과정-박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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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에 나온 것이 1894년의 「단군고」입니다. 「단군고」
는 시라토리 구라기치(白鳥車吉)라는, 일본에서 “동양사학의
개조開祖”라고 불리던 사람이 집필한 것인데요. 이전과 달리
이제는 아예 단군을 부정합니다. “단군은 고구려인이 만든
전설”이라고 주장하는데요. 그래서 “신화·전설과 역사를 구
별할 줄 알아야 된다.”라고 주장하면서 단군을 부정하기 시
작합니다. 시라토리 구라키치는 ‘만선사관’이라고 들어 보셨
을 텐데요. ‘조선은 만주에 부속된 역사다’라고 해서 조선을
만주의 부속사로 만드는 역사관입니다. 시라토리는 바로 이
만선사관의 창시자입니다.
이 사람이 또 특이한 주장을 하는데, 일본 민족의 독자성
을 주장합니다. “일본 민족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독자적
인 존재이며,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형성·발전했다”는 주장인
데요. 이것은 이전의 일선동조론과는 이질적인 것이죠. 서로
말이 맞지 않는 모순적인 역사관을 때에 따라서 바꾼 것입니
다.
그다음에 1904년에는 한국 경제를 비판하는 내용들이 나
옵니다. 『한국의 경제조직과 경제단위』라는 책인데요. 후쿠
다 도쿠조(福田德三)라는 사람이 집필했습니다. 이 사람이 당
시 조선을 여행하는데요. 여행을 하고 나서 어떤 말을 하냐면
“한국의 사회경제적 발전 단계는 일본의 봉건제가 성립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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