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7 - 대한사랑 2025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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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일을 벌인 것이다. 한양에 있는 나랏님이 계신 궁

                     궐로 들어가야 할 나라 세금을 중간에서 무단으로 착복한 것이다. 하지만 당장
                     굶어 죽어가는 백성들을 살려야 한다는 그의 절박한 애민 정신을 그 누구도 가

                     로막지 못했다.
                     나랏님에게 바칠 국가 세금을 관찰사 마음대로 유용했다는 것은 국법을 흔드는

                     엄청난 중죄에 해당한다. 그렇지만 이담명의 이러한 결단으로 죽을 뻔한 수많은
                     목숨이 살아났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이처럼 선생이 죽음을 무릅쓰고 백성을 살려낸 그 애민 정신의 바탕에는 주역의

                     「풍뢰익괘(風雷益卦,䷩)」가 있다. 「풍뢰익괘」에 보면 “유익함을 흉한 일에 쓰면 허
                     물이 없어지며, 사심 없이 미덥게 중도를 행하라[익용흉사(益用凶事)이면 무구(无咎)어니

                     와 유부중행(有孚中行)]”이라는 구절을 현실에 적용하여 죽어가던 백성들을 살려냈던
                     것이다. 이 일로 이담명은 조정에서 엄중한 문책을 받았지만,



                        백성의 생명은 조석 간에 달렸고, 조정의 결정은 시일만 지체하고 있으니, 전하께서
                        백성들을 살리라고 신(臣)을 보냈사온데, 이제 신이 그 백성들을 다 죽이고 난 뒤 무

                        슨 면목으로 전하를 뵈올 수 있겠습니까?



                     라는 상소문을 올렸다.



                       백성을 하늘처럼 사랑하는 그의 마음은 임
                     금의 마음까지 움직여서 결국은 아무 탈 없
                     이 무사히 풀려 날 수 있었다. 그 후 관찰사

                     이담명의 선정에 감복한 도민들은 굶주린 백
                     성들을 구휼한 선생의 덕업을 기리고 그 은

                     혜를 영원히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도민들이
                     자발적으로 1708년에 영세불망비(永世不忘碑)

                     를 세워주었다. 이담명의 애민정신을 본받을
                                                                          이담명 영세불망비. 경북 칠곡군 왜관읍
                     만하다.                                                   ©경주이씨 석전종중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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