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9 - 대한사랑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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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역사전공자가 아닌데도
움츠러들지 않고 과감히 행동하는
비결이 무엇인가요?
저는 행동력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
각해요. 역사전공자들은 내용을 우리 지
역민들에게 가르쳐줬잖아요, 논거를 제시
하고 원전까지 다 보여주면서 증명을 해
줬어요. 그러면 최소한 옳고 그름을 판단
할 수 있잖아요.
역사학자들이 할 일이 있고, 저 같은
지역민들이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해요.
원칙과 상식으로 판단해보고 이게 옳다고
생각하면, 내가 사는 지역인데 지역 문제
는 지역민들이 나서야죠!
지역에 전파를 해서 공감을 얻고 같이 행
동으로 보여줬을 때 효과가 난다고 봐요.
마지막으로 전라도 천년사를 비롯해 역사에 관심 있고 역사를 사랑하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독거노인 집에 가보면 바퀴벌레가 바퀴벌레를 파먹고 있어요. 위정자들
이 그런 집 가보면 진짜 미칠 거예요, 사람이 어떻게 사는가 할 정도의 집을 수 없이 많이 가봤
어요. 봉사자들이 코를 막고 “어떡해..” 하고 있어요. 제가 제일 먼저 고무장갑 끼고 여기서 제
일 안하고 싶은 곳이 어디냐고 물었을 때 “화장실~!” 그럼 화장실 청소를 제가 딱 해요. 나중에
“ 우리 집에서 아무리 좋은 향기를 풍긴들, 옆집의 악취를 못 당해요! 내 아파트에서 내가 아무
밥티를 주워 먹어도 될 정도로 빤질빤질하게 해 놓고 나면 제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우리 집에서 아무리 좋은 향기를 풍긴들, 옆집의 악취를 못 당해요!
리 좋은 향수를 뿌려도 옆집의 썩어 문드러진 것들은 제압 못 해요, 악취가 향기를 제압해버
아무리 좋은 향수를 뿌려도 옆집의 썩어 문드러진 것들은 제압 못 해요.
리죠. ‘우리 사회는 사각지대를 철저하게 잘 보살펴야 향기가 드높아진다!’ 이건 현장에서 제
악취가 향기를 제압해버리죠. 가 터득한 거예요.
역사도 마찬가지예요. 민족사학자와 강단사학자들이 서로 옳다고 주장만 할 게 아니라 주민
들과 함께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봐요. 그런데 편찬위원들은 변명만 하잖아요. 그럼 옆집
이건 현장에서 제가 터득한 거예요. 역사도 마찬가지예요. 에 있는 바퀴벌레가 과연 우리 집으로 안 올까요? 바퀴벌레 같은 잘못된 역사가 우리 후손들
우리 전라도 천년사도 고대사 부분을 정확히 보려고 노력을 해야 해요. 을 갉아 먹을까봐 걱정이에요 중요한 사실은 이 더러운 곳을 치워야 냄새가 안난다는 거예요.
저는 이 말을 꼭 하고 싶어요.
96 2023년 12월•월간 대한사랑 97
‘우리 사회는 사각지대를 철저하게 잘 보살펴야 향기가 드높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