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3 - 대한사랑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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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2
이다. 무엇을, 어떻게 회복한다는 말인가?
<주역>에서는 단도직입적으로 ‘천지의 마음을 볼 수 있어야 한다(見天地
之心)’고 했다. 즉 소천지인 사람이 대천지인 ‘하늘‧땅의 마음과 하나’가 될
때 비로소 회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뢰복괘(䷗)는 저 땅(地, ☷)속 깊은 곳에서 천둥을 치는 우레(雷, ☳)의 양
(陽, ⚊) 하나가 생겨나는 모습이다. 지뢰복괘의 이런 모습이 동지(冬至, 사진
참조)에 일양이 태동하는 모습과 닮아서 동지를 가리켜 일양시생(一陽始生)이
라 한다.
동지가 되면 날씨는 추워지지만, 땅속에서는 이때부터 양기(陽氣)가 생겨
나기 시작하여 따뜻한 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본격적
인 더위가 시작하는 하지(夏至, 사진 참조)가 되면 땅 속 깊은 곳에서는 서늘
한 음기(陰氣)가 생겨나 겨울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처럼 자연은 여름에는 겨울을, 겨울에는 여름을 한 치의 착오도 없이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양기가 회복되는 동짓달(음력
11월)을 지뢰복괘의 복(復)자를 따서 ‘복월(復月)’이라 하고, 혹은 동짓달을 일
년의 시작으로 삼아 ‘자 월(子月)’이라고도 불렀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동지 후 며칠 지나면 캐럴이 울려 퍼지는 아기 예
수가 태어난 크리스마스인데, 그 성탄절이 바로 동양의 동지에서 왔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동서양에서는 동지를 죽음으로부터 부활(復活)하는 날로
여겨 축일(祝日)로 삼았으며, 특히 태양신을 숭배하던 페르시아의 미트라교
에서는 밤이 가장 긴 날인 동지를 기점으로 밤이 짧아지고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12월 25일을 태양의 부활로 여겨 태양신(Mithra)의 축일로 삼았
다. 이 축일은 로마로 전래되어 서력 354년 교황 리베리우스(Liberius)가 예
수님의 탄생일로 선포하면서 현재의 크리스마스가 되었다고 한다.
세상이치는 어떤 상태가 극에 달하면 반작용이 일어나듯, 음(陰)이 극에
달하면 양(陽)이 생겨나고, 양(陽)이 극에 달하면 음(陰)이 생겨난다.
하루도 낮과 밤이 번갈아 오듯, 인생사 또한 마찬가지다. 모든 것이 ‘음
양의 순환’이다. <주역>에서 음효(⚋)는 땅, 어둠과 소인으로 보며, 양효
(⚊)는 하늘, 광명과 군자로 본다. 이를 복괘에 적용해보면 위에는 다섯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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