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 - 월간 대한사랑_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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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과 역사
추석과 원시반본(原始返本)
글. 한태일 (한역연구소 소장)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다가온다. 꽉 찬 보름달처럼 풍
성한 한가위는 전통 농경사회에서는 가장 큰 명절이었으며 조상의 은혜에 감사
드리는 보은(報恩)의 축제이다.
추석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자성어가 바로 ‘음수사원(飮水思源)’이다. 이 말은
‘한 모금의 물을 마시면서 그 물의 근원을 생각한다’는 뜻으로, 자기의 근본을
잊지 말라는 의미이다. 추석이 되면 조상숭배 사상이 남다른 한국인들이기에 엄
청난 교통 체증을 감내하면서도 귀성(歸省)대열에 동참하는 것이다.또 음수사원
과 유사한 뜻으로 ‘원시반본(原始返本)’이라는 말이 있다. 가을에는 모든 생명이 자
기 뿌리를 찾아 돌아간다. 봄‧여름에는 생명의 기운이 뿌리를 떠나 줄기와 잎으
로 뻗어 올라가지만, 가을이 되면 뿌리로 돌아가면서 열매를 맺는다. 가을에 뿌
리로 돌아가지 않으면 생명은 끝나기에 영원한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가을에는
생명의 근본인 자기 뿌리로 돌아가는 것이 바로 원시반본이다. 한마디로 근본,
즉 뿌리를 찾아야 살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주역 복희팔괘 중 간괘(艮卦, ☶ )는 우리 한민족과 깊은 관련이 있다. 우
선 간(艮)은 열매(實)로 풀이하며, 방위로 간방(艮方)은 유라시아의 동북방에 자리한
한반도이며, 그 간방에 부여받은 천명이 바로 ‘시어간(始於艮) 종어간(終於艮)’이다.
이 말은 인류 문명이 처음으로 꽃을 피우고, 마침내 열매 맺어 하느님의 천명을
이룬다는 뜻으로 이는 한(韓)민족에게 주어진 숙명인 것이다.
우리 민족의 제사문화는 오래전부터 내려온 대표적인 미풍양속이다. 한(韓)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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