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3 - 대한사랑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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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미국의 우크라이나  미국으로서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핵심 안보 이익이   지원이 끊길 위기에  모든 전쟁에는 끝이 있는 법이므로 이번 전쟁도 언젠가는
  지원 이유  걸려 있는 나라 또는 지역은 아니다.    있는 우크라이나       끝날 것이다. 냉정하게 말해서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유럽
                                                연합의 지원이 없이는 러시아와의 전쟁을 지속할 수 없는
 하지만 잠재적 도전세력인 러시아를 견제하는 데는
                                                형편이다. 그간 1천만 명이 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고향
 유용하다.
                                                을 떠났으며, 국토는 점점 황폐해져 우크라이나는 자신의
 즉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떼어내면
                                                힘으로 전쟁을 수행할 경제적 능력이 없다.
 러시아에는 큰 타격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1990
                                                이미 작년부터 유럽연합 국가들에서 일반 시민들은 자국
 년대부터 우크라이나 국내정치에 개입했으며, 2014년 쿠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반대해왔으며, 최근에는 몇몇
 데타를 배후에서 지원하여 친러 정부를 붕괴시켰다.
                                                나라들은 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해 지원을 중지하겠
                                                다고 공언하였고, 심지어 미국에서조차 우크라이나에 대
 이번 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미국은 전쟁을 막기보다는
                                                한 지원 지속을 반대하는 여론이 만만치 않다.
 러시아를 자극하여 도발을 유도하는 행동으로 일관하였다.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에 대해 적대감을 숨기지 않고, 우크
                                                게다가 이번 10월에 우크라이나로서는 심각한 악재가 중
 라이나 지원에 나서는 데는 역사적인 연유가 있다.
                                                동에서 발생하였다. 즉, 이스라엘과 가자 지구 팔레스타인
 영국은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에 세계 곳곳에서 러시아와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자 전 세계의 관심
 충돌하였다. 양국은 크림반도,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은 그리로 쏠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관심 밖으로 밀려났
 부딪혔고, 한반도에서도 영국은 일본을 내세워 러시아를
                                                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견제하였다. 2차 대전 직전 영국은 나치독일을 달래기 위해
                                                도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하였으나, 미국 의회
 히틀러의 체코 수데텐 지역 병합을 묵인하였던 것을 놓고
                                                의 다수당인 공화당은 이스라엘 지원을 우선시하고 우크
 흔히 유화정책의 실패 사례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라이나 지원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실은 영국이 나치독일의 총부리가 공산주의 소련 쪽으
                                                현재 미국 연방정부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부채 때문에 파
 로 향하도록 유도한 것이라는 수정주의 해석도 있다.
                                                산을 우려하는 형편인데, 미국이 아무리 기축통화를 보유
 이러한 러시아에 대한 적대의식은 2차 대전 이후 미국으로
                                                한 국가라 할지라도 이스라엘이 되었든 우크라이나가 되
 전이되었고, 냉전 시기를 거치면서 더욱 강고해져 냉전이
                                                었든 무한정 돈을 찍어내어 도울 수는 없을 것이다. 실제
 끝났음에도 여전하다고 할 수 있다.
                                                로 미국 국방부의 통계에 따르면 월 기준으로 우크라이나
 미국과 영국의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자유를 수호하는 것                  에 대한 군사지원 규모가 올해 1월에는 약 60억 달러이었
 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관계의 파탄, 나아가 러시                으나, 10월에는 2억 달러로 대폭 축소되었다.
 아의 약화이다.
                                                이러한 상황은 우크라이나의 전쟁 지속 가능성이 한계에
                                                이르렀음을 보여 준다. 다만 미국과 유럽연합은 러시아에

                                                대한 극도의 혐오증 때문인지 아니면 자존심 때문인지 모
                                                르겠으나, 아직 공식적으로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에 대
                                                한 패배를 인정하길 거부하고 있어 평화협상이 개시되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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