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대한사랑 1호
P. 125
시사칼럼
불리해진 미국, 그간 세계에서는 어떤 현상이 일어났나? 여기에 더하여 대만해협에서 미-중 사이 무력 충돌이 발
끄떡없는 러시아 영·미 언론이 러시아가 국제사회에서 ‘왕따’ 신세가 된 것 생한다면, 과연 미국이 3개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
처럼 보도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이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 을지는 회의적이다.
력을 떨어뜨리기 위해 주도하는 대러시아 제재 캠페인에 미국으로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패배를 인정하고,
가담한 나라는 49개국뿐이다. 아시아, 아프리카 및 중남 일방적으로 편들기보다는 이스라엘의 행동을 적절히 통제
미 국가들,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는 서방의 하여 중동 분쟁의 확대를 막고, 미국의 패권에 대한 가장
의도에 의구심을 품고 러시아에 대해 중립 또는 지지 입장 강력한 도전자인 중국을 견제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현명
을 취하고 있다. 한 방책으로 보인다.
또한, 그간 미국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이용하여 제재 나아가 미국이 패권을 내려놓고 상대적 우위를 유지하되
를 남발한 결과, 달러 회피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 국제사회에서 권력을 분점하는 다극 체제를 수용한다면,
다. 그리고 대(對)러 제재로 인해 러시아보다 서구 국가들 상당 기간 세계 평화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
이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유럽연합국가들이 러시아의 저 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앞으로도 지속되어 러시아와 나토
렴한 원유와 천연가스를 스스로 거부하고 훨씬 비싼 미국산 의 직접 대결로 비화되고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이스라
에너지에 의존하게 됨으로써,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 엘과 중동 이슬람권 사이 충돌로 확대되는 가운데 대만해
레이션이 심각하며 제조업 경쟁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협에서 미·중 무력 충돌까지 일어난다면 3차 세계대전이
불가피할 것이다.
반면에 러시아 경제는 서방의 기대와는 달리 심각한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그간 서방측이 수많은 제
재를 발동하였으나, 그 효과는 그리 인상적이지 않다. 인류 역사는 한마디로 말해 전쟁의 역사이며, 강대국의 부침이
또한, 러시아와 중국 등이 주도하는 BRICS가 경제 규모에 이어져 왔다. 역사적 사건마다 거창한 수사를 갖다 붙이지만,
서 미국이 주도하는 G7을 이미 2022년에 추월하였을 뿐 국제사회에서 어느 편이 선이고 어느 편이 악이라고 단정하기
만 아니라, 점점 세를 불려 나가고 있다. 이번 전쟁을 계 가 어렵고, 모두가 부질없는 제로섬(zero-sum) 경쟁의 연속일
기로 지난 1, 2차 세계대전 때처럼 범(汎) 백인 문명권은 뿐이다. 현재의 대세를 보면 세계가 파국을 향하여 치닫고 있는
내부 갈등과 증오가 증폭되면서 점차 동반 쇠락하는 반면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상극(相克)의 구조를 끝내고 상생(相生)의 시대를 열어
에, 아시아와 이슬람권은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구적인 평화를 추구할 때이다.
전쟁의 화염속에 아시아에서는 이번 전쟁이 발발하기 전부터 대만해협을
놓인 지구촌 둘러싼 미·중 갈등이 지속되어 왔는데, 작년부터 미국
주도로 나토의 지리적 관할 범위가 사실상 동아시아까지
확대되었다.
미국은 더는 평화적으로 중국의 부상을 막기 어렵다고 판
단하고 무력을 동원하려는 것으로 보이며, 이를 위해 우크
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 러시아에게 했듯이 중국을 지속적
으로 자극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마무리되지도 않
※ 본 칼럼은 글쓴이의 견해로, 대한사랑의 공식 견해가 아님을 밝
았는데, 중동에서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터진 마당에 힙니다.
122 2023년 12월•월간 대한사랑 123